캐나다에 이어 뉴질랜드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뉴질랜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12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블룸버그, 가디언 등에 따르면 10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경찰은 국회의사당 밖에서 사흘 동안 진을 치고 있던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 참가자 12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단 침입 혐의 등으로 체포됐고 시위 현장으로 복귀가 금지됐다.
코리 파넬 웰링턴 경찰서장은 "시위대 다수가 떠나달라는 거듭된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우리는 시민들의 시위할 권리를 인정하지만, 불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시위대는 지난 8일부터 국회 앞에서 텐트를 치고 차량을 불법 주차하는 등 일대를 점거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유를 돌려 달라" "강제 접종에 동의한 적 없다" 등의 팻말을 들고 정부에 항의했다.
이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150명이 넘는 경찰이 추가로 투입됐다. 경찰이 시위대의 텐트를 치우려고 하자 시위대는 경찰들을 항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외쳤고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2명과 일부 시위 참여자들이 다쳤다. 파넬 경찰서장은 이러한 점거 시위가 "전례가 없었다"며 시위는 며칠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뉴질랜드의 12세 이상 인구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94%에 달한다. 뉴질랜드 정부는 의료·법 집행·교육·국방 등 특정 분야 종사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는 뉴질랜드 전체 근로자의 40%에 해당한다. 또한 대부분의 상점, 가게, 공공건물에 입장하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신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