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밴(caravan·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3국 출신 이주민 행렬) 나라' 과테말라가 자국내 코카인 생산 사실을 인정했다. 전에는 안데스 산맥에 접한 콜롬비아와 페루, 볼리비아에서 독점적으로 코카인을 생산해왔다. 미국은 그간 과테말라를 마약 헤로인 원료인 양귀비 재배지로 규정했지만 코카인에 대해서는 생산이 아닌 유통지로 규정했었다.
엔리케 데겐하르트 국무부 장관은 19일(현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국방부가 공동작전 수행 중 이사발 주 엘에스토르 산악지대에서 130만 그루의 코카나무를 발견했다"면서 "코카인 생산이 이뤄진다는 것은 단순히 유통되는 것보다 심각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긴급 작전을 통해 마약상들이 운영하는 코카인 제조실 3곳을 해체했고 마약밀매에 관여한 군인3명을 처형했다"고 말했다. 이사발 주는 과테말라에서 가장 동쪽에 자리한 지역으로 옆나라 온두라스와 벨리즈와 가깝고 카리브해에 연결되는 강을 끼고 있다.
![과테말라 군인·경찰들이 이사발 주 엘에스토르 산악지대에서 코카인 제조실을 해체하는 모습. [과테말라 경찰청·로이터]](https://img.mbn.co.kr/filewww/news/other/2019/09/20/000221234040.jpg)
과테말라 군인·경찰들이 이사발 주 엘에스토르 산악지대에서 코카인 제조실을 해체하는 모습. [과테말라 경찰청·로이터]
데겐하르트 장관은 "과테말라는 17일 미국으로부터 5대의 헬리콥터를 전달받았고, 이를 활용해 마약 생산·밀매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프렌사리브레에 따르면 정부 차원에서 코카 생산을 공식 확인·인정한 것은 지난 3일 해당 지역에서 군인들이 심상치 않게 죽어나가자 일대를 '긴급포위'상태로 선언한 대통령명에 따라 경찰과 국방부가 작전을 수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호르헤 아길라르 경찰청 대변은은 "코카 농장이 산간지대에 있어 걸어서만 3시간이 걸리는 곳에 있었고 외부에 들키지 않기 위해서 재배면적의 17배 규모 수풀로 에워쌓여있었다"면서 "전체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경찰청은 긴급 작전으로 342명이 체포됐고, 오토바이 57대와 차량 38대, 총기류 52대가 압수됐다고 밝혔다.

반면 활화산 때문에 종종 화산이 불을 뿜는 과테말라에서는 코카 나무를 심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작년 부터 과테말라 산속의 한 농장에서 1헥타르(1만 제곱미터) 너비의 땅에 7만5000여개 코카 나무가 시험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마약밀매조직의 폭력과 가난, 부정부패를 피해 나라를 탈출하는 `캐러밴(caravan·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3국 출신 이주민 행렬)`들. [AFP = 연합뉴스]](https://img.mbn.co.kr/filewww/news/other/2019/09/20/201031930001.jpg)
마약밀매조직의 폭력과 가난, 부정부패를 피해 나라를 탈출하는 `캐러밴(caravan·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3국 출신 이주민 행렬)`들. [AFP = 연합뉴스]
과테말라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와 함께 중미3국으로 불린다. 마약밀매조직의 폭력과 정치인의 부정부패, 가난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이 세 나라에서 대거 탈출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 국경으로 향하는 바람에 '캐러밴'이라는 슬픈 별칭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러밴들은 살인범이며 마약상"이라고 비난해왔다.[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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