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팬들 앞에서 기록잔치…특별했던 ‘농구영신’, 다 잡은 SK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학생) 황석조 기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일명 ‘농구영신’. 농구와 함께 한 해가 마감되고 한 해가 시작되는 순간, 홈팀 서울 SK가 더욱 의미가 넘쳤다.
SK는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서 79-70으로 승리했다. 12월31일 21시 50분에 시작한 이날 경기는 2017년 마지막 농구경기가 됐는데 종료 후 선수단은 경기장을 찾은 5865명 팬들과 함께 2018년 새해를 맞이했다. 결과를 떠나 SK와 오리온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이 하나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SK와 오리온은 지난해 똑같은 시간 사상 최초의 일명 송구영신 경기를 펼쳤다. 당시 참신한 시도 및 관심고조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기에 올해 역시 어김없이 이뤄졌다. 다만 장소가 지난해 고양에서 이번에는 SK의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으로 바뀌었다.
특별한 경기에 임하는 사령탑들 역시 비록 선수들의 일정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음에도 행사의 취지에 공감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늦게 시작하니) 시간이 많다”고 너스레를 떨며 “내년에 또 (농구영신) 경기를 하라면 하겠다. 팬들이 원한다면 새벽 4시라도 할 수 있다”고 마음을 전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 역시 (선수들) 훈련 스케줄 잡기가 어렵지만 취지에 공감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지난해는 팽팽한 승부 끝 SK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는데 올해 역시 치열함은 마찬가지였다. 물로 지난해와 달리 양팀 전력은 다소 차이가 벌어진 상태. SK는 올 시즌 오리온과의 세 번의 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하지만 매치업 특성상 이날 오리온도 분전했다. SK와 오리온 모두 한 쪽으로 쏠림 없이 치열한 흐름이 전개됐다. 경기 초중반 SK에서 헤인즈가 뜨거운 활약을 펼친 가운데 오리온도 맥클린과 에드워즈가 밀리지 않는 활약을 선보였다. 헤인즈는 경기 도중 개인통산 9000점과 개인통산 500스틸이라는 기록도 달성했다.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일단 오리온의 잦은 실책과 야투난조가 후반으로 갈수록 더해졌고 차이를 벌렸다. 반면 SK는 헤인즈를 필두로 선수들 플레이가 하나씩 합이 맞아갔고 위력을 발휘했다. 3쿼터 후반부터 10점차 이상으로 벌리며 기회를 잡은 SK는 4쿼터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경기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잠실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농구영신 매치가 열렸다. 사진=KBL 제공

이날 승리로 SK는 농구영신 매치 2연승 및 정규시즌 2연승 가도를 달렸다. 최근 좋지 않았던 흐름인데 지난 경기 승리부터 누적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헤인즈는 26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화이트 역시 22점 3리바운드, 안영준도 11득점으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또한 문경은 감독은 승리와 함께 감독 통산 200승 쾌거도 달성했다. SK 한 팀에서 거둔 성과. 경기 전 관련 질문에 문 감독은 “한 팀에서 200승은 최초라고 들었다. 감회가 새롭다. 200승을 거둔다면 SK 나이츠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 덕분이다”라고 만약의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많은 기록들을 쌓은 SK지만 무엇보다 팬들과 함께하는 이벤트서 거둔 승리기에 더한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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