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복지회관에서 장어구이,복어지리탕,낙지탕탕이 등 특식 요구
지휘부, 메뉴판에 없는 사적 모임 목적 부당 사용 등 일삼아
설문조사 알려지자 간부가 병사들 집합…"입조심하라, 우리는 잘못 없다" 주의
지휘부, 메뉴판에 없는 사적 모임 목적 부당 사용 등 일삼아
설문조사 알려지자 간부가 병사들 집합…"입조심하라, 우리는 잘못 없다" 주의
육군 제9사단 ‘16첩 황제특식’ 의혹에 이어 군인복지회관 관련 갑질 의혹이 또 불거졌습니다.
어제(31일) MBC는 전방의 육군 모 군단 복지회관에서도 비슷한 폭로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엔 육군 9사단보다 높은 군단 군인복지회관에서 잡음이 일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방의 육군 모 군단 지휘부는 메뉴에도 없는 특별식을 군인복지회관에 요구했습니다.
요리 경험도 없는 군인회관 관리병들은 군단장 같은 장성급 지휘관을 위해 장어구이, 복어지리탕, 낙지탕탕이 같은 특식을 내야 했습니다.
고위 간부들 식사 때 제철 과일과 떡, 과일차 같은 후식 대접은 일상이었고 계급에 따라 장성급 지휘관에게는 ‘별’ 모양 냅킨을, 대령급 간부에게는 ‘왕관’ 모양 냅킨을 하나하나 접어 대령해야 했습니다.
앞서 경기 고양시 육군 제9사단 군인복지회관인 백마회관에서 불거진 ‘16첩 황제특식’ 특혜 의혹과 닮은꼴입니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9사단 지휘부는 백마회관에서 ▲VIP룸 사용 ▲사단장 특별대우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 요구 ▲사적 모임 목적 부당 사용 등을 일삼았습니다.
9사단 지휘부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올 7월 15일까지 약 9개월간 백마회관에서 총 120회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휘부는 특별메뉴 주문 12회, 수제 티라미수가 포함된 특별 후식 제공 45회, 수제 티라미수를 제외한 특별 후식 제공 21회(메뉴와 후식 모두 받은 경우 중복집계) 등을 제공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센터는 “백마회관은 현역 군인, 사관생도, 군무원과 그 가족 등을 위한 군 복지시설”이라며 “사단 지휘부는 16첩 반상 한정식,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와 회관병이 직접 만드는 수제 티라미수 등 특별 디저트를 자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휘부는 이러한 특별 메뉴를 상견례, 종교 모임 등 사적 모임에서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진철 전 9사단장은 지난해 11월 교회 신자 25명의 모임을 열어 16첩 반상 한정식을 제공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백마회관에서 조선대 학군단 임원단의 사단장 격려 방문 만찬이 열렸습니다.
김 전 사단장은 조선대 학군단 출신입니다.
센터에 따르면 이때 회관병들은 초콜릿 가루로 ‘조선’이라고 쓴 티라미수를 만들고 소주병에 ‘조선처럼’ 스티커를 붙여야 했습니다.
센터는 “회관병들이 다수의 일반 손님뿐만 아니라 지휘부의 ‘황제식사’를 대접하느라 주 68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백마회관은 평일 오후 1시부터 운영하지만 지휘부가 점심식사를 할 경우 회관병들이 낮 12시에 출근해야 합니다.
현재 백마회관의 회관병 편제는 2명이지만 총 10명이 근무하고, 이 가운데 2명은 과로로 슬개골연골연화증 등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육군은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특별점검팀을 꾸려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점검에 앞서 병사들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육군 본부에서 회관병들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면담을 하러 나온다고 하자 간부가 병사들을 집합시켜 ‘입조심하라’, ‘우리는 잘못이 없다’고 주의를 줬다는 내용입니다.
한 관리병은 MBC에 “고된 업무 탓에 스트레스성 위염과 손목 통증 같은 질병을 얻기까지 했다”고 호소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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