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검 결과 발표, 빨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부검을 실시한 결과 타살 및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물론 특이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이렇게까지 부검 결과가 빨리 나오는 걸 별로 본 적이 없다"고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13일 저녁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극단적인 선택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타살의 흔적도 불명확한 것도 틀림없다"면서도 "수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경찰이 발표한 부검 결과에 대해 "일반적으로 그렇게 발표를 하는 게 의외로 보인다"며 발표가 다소 빨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외상, 또 하나는 약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심장이 그렇게 확 부풀어 가지고 동맥이 파열될 정도의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는 지금 경찰청에서 이렇게 빨리 발표하는 이유 말고도 혈액검사나 약물 검사나 정밀 부검의 결과까지 나오지 않으면 결론을 낼 수가 없는데 왜 미리부터 이렇게 결론을 내서 마치 확정된 양 이렇게 얘기를 하는 지가 궁금증이 좀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사진 =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나흘 전 포착된 CCTV 영상을 보고 "(이모 씨가 머물던) 그 방에는 유리창이 있어서, 그런 데(외부침입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방으로 들어갈 때 문을 꽝 닫고 들어가는데, 2초 정도 된 것 같은데 문이 다시 열렸다 닫힌다. 그리고 1초쯤 있다가 문이 또 열렸다 닫힌다"고 궁금증을 표출했습니다.
아울러 "요즘 수어사이드(자살)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눈다. 자발적 자살에 대해서는 범죄의 혐의가 없다"면서도 "폴스(force.강요) 수어사이드라는 게 있는데, 그것은 상당히 수사를 열심히 해서 (밝혀낸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결과가 너무 빨리 나왔으니, 조사는 충분히 해야 한다"며 "지금 유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억울한 사람은 최소한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 조금 더 성의 있게 조사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모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경찰은 "당시 변사자는 누워서 사망한 상태였고 감식 결과 외상 및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다. 그리고 국과수 부검을 실시했다"며 "부검을 실시한 결과 시체 전반에서 사인에 이를 만한 특이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구두 소견"이라며 "대동맥 박리 및 파열은 주로 고령, 고혈압, 동맥경화 등 기저질환에 의해 발생 가능한 심장질환이다. (이모 씨는) 중증도 이상의 관상동맥 경화 증세가 있었고 심장이 보통 사람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심장 비대증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향후 혈액과 조직, 약독물 검사 등 최종 부검 소견을 통해 명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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