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선언문비'가 또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논란에 휩싸였다.
1969년 구미산단 조성을 지시하고 이를 직접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이 '선언문비'에 담겨있지 않아서다.
29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구미 광평동 수출산업탑 앞에서는 구미산단 조성 5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 100년을 다짐하기 위해 '선언문비'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구미산단 50주년 추진협의회 공동협의회장인 장세용 구미시장과 윤정목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조정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선언문비에는 '1969년 공업단지 조성의 첫 삽을 뜬 이래 반세기 만에 구미는 첨단IT·전자산업의 요람이자 대한민국 수출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했다.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거대 산업도시로 거듭난 이 상전벽해의 기적은 오로지 밤낮없이 땀 흘린 기업인과 근로자, 구미시민의 값진 결실이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언문비 뒤에는 장 시장을 비롯해 윤 본부장, 조 회장 등 50주년 추진협의회 공동협의회장 3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하지만 구미산단 조성을 직접 지휘하고 구미산단을 수출 전진 기지로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공로 등은 전혀 적혀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구미에서 또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을 지운 것 아니냐"는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이에 선언문비를 제작한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측에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앞서 구미시는 구미산단 조성 50주년 홍보 동영상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제외한 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만 등장시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구미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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