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연고 없다' 지적에
"경기도민은 능력 있는 사람 원해"
민주당 후보들 향해서는 "이재명 지키기?"
"경기도민은 능력 있는 사람 원해"
민주당 후보들 향해서는 "이재명 지키기?"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왔던 유승민 전 의원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딸 유담 씨도 출마를 말렸다며 가족의 걱정을 전했지만, 지금 경기도에는 '히딩크' 감독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오늘(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저는 대선이 끝난 직후에 정치를 그만 둘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었다. 정치를 23년째 하고 있는데 사람이 또 물러날 때도 알아야 한다"면서도 "3월 9일 대선을 치른 뒤 지난 한 20일 동안 경기도 지사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저와 정치를 같이 하시던 분들,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이 거의 강권하다시피 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탁 자르고 안 나간다 할 수가 없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가장 크게 진 지역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전체 25만 표 차이로 이겼지만 경기도에서는 이 전 지사에 47만 표나 뒤지는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경기도가 '험지'로 꼽히기 때문에 차마 출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겁니다.
이어 "정치를 그만 두려고 결심한 사람이 자리 욕심이 뭐가 있겠느냐"고 자리 욕심 때문에 출마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재차 "서울시장은 오세훈 시장이 계시니까 경기와 인천 결과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총대를 메고 각오하고 뛰어들었다"며 "이젠 뒤도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전했습니다.
가족과 보좌진 등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들은 이번 출마를 말렸다고 합니다. 유 전 의원은 "딸 유담은 '아빠, (출마)하지 마라. 이제 좀 쉬고, 자유롭게 다른 보람 있는 일 하면 안 돼?'라고 말렸다"며 "저와 제일 가까운 사람들, 또 가족들, 동고동락하던 보좌지들 모두 말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 전 지사가 출마 결심을 한 순간에는 가족들의 동의가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mbn.co.kr/filewww/news/2022/04/01/1648779965624662bddbeb1.jpg)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경기도와 '연고'가 없어 유 전 의원의 출마는 도민을 모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만약 한국 축구가 4강에 올라갈 때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져서, 연고가 있어서 한국 축구를 4강으로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며 "경기도는 호남, 영남, 충청, 강원, 제주 등에서 올라오신 분들이 모여 사는 다양하고 개방된 곳이다. 경기도민들께서 원하시는 건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 있는 사람, 히딩크 같은 사람을 원한다. 누가 연고를 따지고 그러겠냐"고 꼬집었습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이날 유 전 의원을 향해 "아마 경기도에서 세금 1원도 안 내보셨을 것", "경기도는 일체감과 자부심이 큰 도다. 경기도에서 출생하거나 성장하거나 기업 하는 분들이 다 연고가 있는 분들. 경기도민 자부심을 손상시키는 바람직하지 못한 얘기" 등의 비판을 냈습니다. 역시 경기도지사 자리에 도전장을 던진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유 전 의원을 향해 "대구시장에 가망이 없어서 경기도에 출마한 듯하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유행처럼 모두들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경기도의 히딩크'를 내걸며 반박한 겁니다. 아울러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들을 향해서는 "이재명 지키기가 경기지사 선거 목표가 될 수 있느냐"며 "경기도민의 경기도지 이재명의 경기도가 아니지 않나.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을 이해 못 하겠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김동연 대표에게는 "지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대선에 잠시 나와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다시 민주당에 합쳐서 그런 이야기를 또 안 하신다"고 일갈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