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조사 이래 처음으로 15%선을 넘어서며 각각 지지율 1위와 2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는 이 시장에게 뒤지며 2주째 4위에 머물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11월 5주차 주중동향)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11.2%),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문재인 20.7%, 반기문 18.2%, 이재명15.1%, 안철수 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은 지난 주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지지율을 기록해 0.9%포인트 하락한 안 전 대표를 2주 연속 멀찌감치 따돌리며 3위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그간 문 전 대표, 반 총장, 안 전 대표가 지지율 1~3위를 유지해온 탄탄한 3인방 체제에서 안 전 대표 대신 이 시장이 들어가면서 새로운 3인방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 시장의 상승세는 야권 주자 중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와 탄핵을 거론하고 구속 체포까지 언급하는 등 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거론하자, “무슨 명예퇴진이냐.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바로 구치소로 보내야한다”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직격탄을 날리는 모습이 지지층에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의 상승세와는 달리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촛불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시장에 비해 선명성이 약해 탄핵 정국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전대표의 지지율은 3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주 대비 0.7%포인트 오른 4.7%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0.5%포인트 상승한 4.4%로 6위를 기록했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이재명 시장을 비롯한 일부 야권주자로 지지층이 이탈해 1.7%포인트 하락한 3.7%을 기록하며 5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9.8%로, 전주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의 경우 대통령 3차 담화가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0.1%포인트 오른 16.3%로, 8주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 민주당은 31.6%로 1.4%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각각 1.9%포인트와 0.3%포인트 내린 15.3%와 5.9%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재명 성남 시장의 셋째 형이 박근혜 대통령의 팬카페인 ‘박사모’의 성남 지부장이 돼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정광용 중앙회장은 “이재명 성남 시장의 형님이신 이재선 공인회계사님께서 대한민국 박사모 성남 지부장님이 되셨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재선씨는 이재명 시장과의 갈등에 대한 글을 여러 차례 SNS에 게재한 바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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