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부터 서울의 택시 요금이 인상됐습니다.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3,800원이었던 기본요금이 4,800원으로 26% 넘게 올랐고요. 기본요금 거리도 2km애서 1.6km로 줄었습니다. 거리요금 기준도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 시간요금 기준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인상됐죠.
2019년 이후 4년만의 인상인데, 이를 두고 택시 업계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운송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택시 요금을 정상화한다며 반기는 사람도 있었고, 요금 인상으로 손님이 줄 것이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요금 인상이 이뤄진 직후 손님이 줄었다는 보도도 줄을 이었죠.
실제론 어땠을까요?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 KDX한국데이터거래소의 앱 이용자 분석 서비스인 어데고(adego)를 이용해서 분석해봤는데요. 대형 택시호출 앱의 주간 이용자(WAU)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추웠던 2월은 잘 버텼다, 하지만 꽃피는 3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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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첫주부터 2월 마지막 주까지 주차별로 택시호출 앱 이용자 수(WAU)를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언뜻 보면 택시 요금 인상이 이뤄진 이후 이용자 수가 대폭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제로 1월 평균 WAU는 395만 명이고, 2월의 평균 WAU는 370만으로 약 6.2%가 감소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수치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엎치락 뒤치락 꽤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주차별로 따져보면 WAU는 2월 2주와 3주가 3% 미만의 감소율을 보였고, 2월 1주와 4주는 1%도 채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2월에는 택시 요금 인상이 이용자수에 큰 타격을 주진 않았다는 건데, 3월에는 어땠을까요?
3월 첫 주는 6.1% 감소했고, 둘째 주는 7.4%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3월 셋째주에는 무려 33% 넘게 폭락했죠. 우려했던 택시 이용객 수 감소가 3월 들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겁니다.
값 비싼 택시 대신 자전거, 공유차 수요 급증
택시 수요가 줄었다면 반대로 이용객이 늘어난 것도 있을텐데요. 바로 공유 자전거였습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의 WAU를 보시죠.
2월, 3월에 들어서며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확인됩니다. 1월 마지막 주 대비 2월 마지막 주의 따릉이앱 이용자 수는 65%, 3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는 각각 112%, 118%까지 급증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추웠던 이번 겨울과 급격하게 따뜻해진 3월 등 날씨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갔던 거리도, 이제는 큰 부담 없이 자전거 등을 이용해 이동하게 된거죠. 날씨가 점점 더 따뜻해질수록 택시 이용자 수도 점점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혜를 입은 종목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공유차 서비스인데요. 국내 대형 공유차 앱의 WAU를 살펴봐도 2월을 기점으로 약 30%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들도 하나 둘 택시 요금 인상 카드를 고심 중입니다. 대구와 울산 등에서는 이미 가격 인상이 이뤄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요금 인상은 양날의 칼이라는 점이 이번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 확인이 됐습니다. 택시 업계와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기자 business@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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