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 19 사태로 전국 초중고교생들이 어학연수에 지출한 비용이 총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초중고교생들이 국내와 해외에서 어학연수에 지출한 총액은 123억원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의 4451억원과 비교해 97% 급감한 것이다.
2020년의 1485억원보다도 91.7%나 감소했다. 다만 작년과 2020년은 1~5월, 7~9월 지출한 어학연수비만 집계했고, 2019년은 연간 총액 집계여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통계청은 "지난해와 2020년은 코로나 사태로 해외 출국이 어려워 어학연수가 급감했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추론"이라며 "그나마 2020년은 코로나 대유행 전인 1~3월 어학연수를 떠난 학생이 많아 지난해보다 비용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중고교생들의 어학연수 참여율 역시 2019년 0.6%, 2020년 0.4%에서 지난해 0.1%로 내려갔다.
이번 조사는 어학연수 비용과 별개로 전국 3000여개 학급 약 7만4000명을 표본조사해 사교육비 통계를 내놨다. 이를 통해 추산된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은 약 23조4000억원, 사교육 참여율은 75.5%다. 1주당 사교육비 참여시간은 6.7시간이다. 전년 대비 각각 21.0%, 8.4%, 1.5시간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 첫 해인 2020년은 전국 사교육비 총액이 19조4000억원(추정), 참여율은 67.1%, 참여시간은 1주당 5.3시간으로 코로나 이전의 21조원, 74.8%, 6.5시간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는 반등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받지 않는 학생을 전부 더한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 참여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5%, 8.0% 증가했다. 전체 학생은 초등학교 32만8000원(전년 대비 9만3000원, 39.4%증가), 중학교는 39만2000원(5만원, 14.6% 증가), 고등학교는 41만9000원(2만4000원, 6.0% 증가)으로 집계됐다. 사교육 참여학생을 보면, 초등학교 40만원(6만2000원, 18.5% 증가), 중학교 53만5000원(2만8000원, 5.5% 증가), 고등학교 64만9000원(7000원, 1.0% 증가)으로 파악됐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높은 현상은 여전했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는 59만3000원으로 전체 소득 구간 중 가장 높았다. 이들의 사교육 참여율 역시 86.0%로 가장 높다. 반면 소득 구간 중 가장 낮은 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월평균 11만6000원을 사교육비에 썼다. 이들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46.6%로, 사교육비 지출액, 참여율 이 모든 소득구간에서 가장 낮았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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