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끝없이 올라가던 해외 카드사용액이 뚝 떨어졌다. 1997년 통계 편제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액 감소를 기록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https://img.mbn.co.kr/filewww/news/other/2020/06/02/730000623320.jpg)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재훈 기자>
26일 한국은행은 거주자의 올해 1분기 해외 카드사용액이 3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보다 12억달러 넘게 감소했는데, 한 분기만에 해외 카드사용액이 12억달러 감소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전기대비 감소율(-25.3%)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32.6%) 이후 11년여만에 가장 큰 폭이다.거주자는 대한민국 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개인과 대한민국 내에 주된 사무소를 둔 법인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진 외국인도 6개월 이상 체류하면 포함한다. 카드 사용액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직불카드 사용액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해외 카드사용액 급감의 원인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탓이다.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4분기 659만명에서 올해 1분기 37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줄어든 데 더해 현지 관광 및 소비가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사용카드 수와 카드당 사용금액도 줄었다. 사용 카드 수는 1453만장으로 전분기보다 12.3% 줄었다. 카드 장당 사용금액은 247달러로 전기대비 14.8% 감소했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28%), 체크카드(-17.6%), 직불카드(-15.3%)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거주자의 해외여행이 막힘과 동시에 비거주자(외국인 등)의 국내 여행길도 막히면서,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실적도 추락했다. 비거주자의 올해 1분기 카드사용액은 15억달러로 지난 분기보다 45.1% 급감했다.
카드사용액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잠잠해지고 여행이 활성화된 뒤에야 점차 회복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 하면서 "성공적인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최소 2년간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인류가 공생해야 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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