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가 출범 준비를 마쳤다. 한미 양국에서 인가를 획득하면서 이르면 올 상반기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신청한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조건부 인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조인트벤처는 별도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사가 공동으로 운임과 운항 계획, 마케팅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면서 비용과 수익을 공유하는 경영모델로 탑승 수속 카운터와 좌석, 마일리지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쉐어)보다 상위 개념이다. 국내 항공사가 조인트벤처 인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해 3월 조인트벤처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같은해 6월 협정에 서명했다. 이어 7월 한미 항공 당국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해 11월 관련 승인을 마쳤지만, 국토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 제한성 검토를 기다려 승인을 늦췄다. 이번에 공정위 의견을 반영해 조건부 인가 결정을 내렸다.
국토부는 이번 조인트벤처로 운항 연계성이 강화돼 소비자 편의가 늘어나고,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잡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주와 아시아 전 노선에 대한 유기적인 연결로 소비자의 노선 선택 편의성이 늘고 마일리지 범위도 넓어진다.
다만 국토부는 특정 노선 점유율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한미 노선 공급석을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공급석 축소가 금지된 노선은 ▲ 인천-시애틀 ▲ 인천-애틀랜타 ▲ 인천-라스베이거스 ▲ 인천-디트로이트 ▲ 인천-워싱턴이다.
또 양사는 매년 소비자 혜택 등 성과보고를 해야 한다. 국토부는 3년 후 조인트벤처 효과를 재검토해 점유율이 높은 노선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점검하겠단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추가적인 협의가 끝나는대로 본격적인 조인트벤처 시행에 나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시행으로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스케줄이 다양해져 소비자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일원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새로운 환승 수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