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이 개관후 처음으로 20~30대 작가들의 개인전 전용 공간을 열었다. 젊은 작가는 미술관을 찾는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장소의 특수성을 새롭게 해석하고, 관람객은 새로운 작품들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움미술관은 미술관 로비 휴게공간 안에서 신진작가 소개 프로그램 'ROOM Project'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12월 18일까지 열리는 첫번째 개인전 작가는 유지영(31)이다. 작가는 회화의 관습화된 조건과 구성 요소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재구성한다. 작가는 달력, 원고지, 가구 등 다른 사물의 형태를 차용한 입체적 화면에 무언가를 담고 배치하며 지지체와 이미지간 관계를 탐구해왔다.
'유지영: 시간들의 서랍(Jiyoung Yoo: Closed Containers)'전시에서 작가는 미술관에 전시된 병, 주자, 그릇, 가구 등 수많은 용기(容器)에 주목했다. 한때 무언가를 담아냈지만 지금은 상상만 할 수 있게 하는 '닫힌' 용기들처럼 기능하지 않는 사물을 모티프로 삼았다.
열리지 않는 찬장인 '격자 더미', 물건을 담을 수 없는 서랍장 '피존홀', 열 수 없는 '문', 무한히 흐르는 시간과 물을 단위화 한 '시간 한 칸'과 '물결 여러 칸', 닫힌 용기가 담을 수 있는 것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한 'container unfolds what you desire'등 총 7점의 신작을 선보였다.
작가의 '기능하지 않는 사물들'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과 작품을 만지고, 채우고, 사용하고자 하는 관람객 간의 해소되지 않은 갈등을 상기시키는 한편, 그 안에서 펼쳐볼 수 있는 무한한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관람객들은 새로운 전시 공간에서 닫힌 사물들에 각자가 담고자 하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 전시는 별도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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