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이 파기한 손상화폐가 총 6억 4000만장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4조 3540억원에 달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는 전년대비 1000만장(2.2) 늘어난 6억 4000만장으로 집계됐다. 2009년 5만원권이 도입된 이후 최대다. 1만원권이 6억 1000만장(53.5%)으로 가장 많았고 1000원권 2억3000만장, 5000권 4000만장, 5만원권 1000만장 등이다. 폐기된 물량은 5톤 트럭 기준 114대 분량이다. 낱장으로 쌓을 경우 총 높이가 65.2km로 롯데월드타워 높이의 117배에 달한다.
손상화폐 폐기량은 2016년 5억5000만장 이후 3년째 증가세다. 1만원권이 담당하던 고액권 기능을 5만원권이 대체하면서 폐기되는 1만원권의 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더 높은 고액권이 발행되면 기존 화폐의 수명은 짧아진다.
한은 관계자는 "1만원권이 최고액권이었을 때는 수명이 10년 이상으로 길었으나 5만원권이 나온 뒤 5000원권, 1000원권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만원권 폐기량은 3억3000만장으로 전체 폐기량의 53.5%를 차지했다. 1000원권이 2억3000만장(37.8%), 5000원권 4000만장(6.7%), 5만원권이 1000만장(2%)으로 뒤를 이었다.
주화는 총 2590만장(24억원)이 폐기처분됐다. 10원화가 1110만장(42.9%)로 가장 많았고, 100원화는 990만장(38.2%), 50원화 260만장(10.1%), 500원화가 230만장(8.8%)이었다.
작년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3180만장, 74억원 어치다. 2018년 2420만장(56억4000만원) 대비 770만장(17억6000만원) 증가했다. 지폐 교환 장수는 13만4000장(26억2000만원)이었고 역시 1만원권 비중이 5만100장(37.4%)으로 가장 컸다. 5만원권은 4만5000장(33.6%), 1000원권 34만5000장(25.8%), 5000원권은 4만4000장(3.3%)이었다.
주화 교환 장수는 3170만장(47억8000만원)으로 100원화가 1460만장(46.2%)으로 가장 많고 10원화 630만장(20%), 500원화 600만장(19%), 50원화 470만장(14.8%) 순이었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화재, 세탁, 세단기 투입 등으로 나타났다. 화재 등으로 은행권의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3/4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2/5 이상∼3/4 미만이면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주화의 경우 액면금액으로 교환받을 수 있지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한 주화는 교환이 어렵다.
[임성현 기자 / 김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