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평판이 높을수록 거시경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컨대 중앙은행의 평판이 높으면 민간 경제주체들은 중앙은행이 공표한 정책목표를 신뢰하게 되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실업률을 크게 높이지 않고도 물가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등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8일 '중앙은행 평판과 정책 성과'를 주제로 62개국 고위경영자 서베이 분석을 담아 발표한 'BOK경제연구'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독립성 정도가 높을수록, 커뮤니케이션 횟수가 많을수록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국가일수록 중앙은행의 평판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인도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의 평판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실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중앙은행의 평판은 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의 하나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년 동안 62개국 고위경영자 대상으로 '중앙은행 정책은 경제발전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설문을 조사해 0~10의 결과로 집계했다. 숫자가 높을수록 평판이 높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평판(0~10)이 1만큼 상승할 경우 산출갭, 실업률 등 다른 조건이 일정한 상태에서 물가상승률은 약 1.1%포인트 내외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황 연구위원은 "평판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는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에서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 국가에서의 평판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간안정목표제를 도입한 24개국에 대한 분석 결과, 평판이 높을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에 잘 안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 연구위원은 "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평판을 높이는 데에도 힘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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