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구리 가격 급등…트럼프 취임 앞두고 역대급 '프리미엄'

뉴욕시장 거래 가격, 런던선물거래소(LME)보다 비싸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뉴욕 시장에서 은과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코멕스· Commodity Exchange, Inc.) 거래 가격이 경쟁시장인 런던선물거래소(LME)보다 비싸져 높은 프리미엄까지 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지 시각 9일,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상품거래소의 2월 인도분 은 선물가격이 런던의 은 현물가 대비 온스당 0.9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뉴욕 시장의 최근월물(프론트먼스·Front-month) 구리 선물가격 역시 런던선물거래소의 구리 선물에 비해 톤당 623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습니다. 이는 작년 글로벌 구리 시장을 뒤흔든 역대급 구리 파동 기간의 프리미엄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시장 매매자들은 작년 말부터 은과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물량을 확보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데 분주한 상황입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국가의 상품에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은과 구리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것을 예상한 결과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보편 관세 대신 선별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부인했지만, 8일에는 트럼프가 보편적 관세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로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CNN 보도가 나왔습니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팀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굳어진 인플레이션, 재정 부채 우려, 그리고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뉴욕 시장의 금속 가격 급등 역시 트럼프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뉴욕과 런던 선물거래소의 금속 가격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현재처럼 뉴욕 시장에서 가격이 급등하면 매매자들은 차익거래를 통해 가격 차이를 좁히려 합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금속을 팔고 런던에서 선물을 사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다른 요인으로 인해 가격 차가 더 벌어질 경우, 차익거래에 나선 매매자들이 큰 손실을 볼 위험도 존재합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