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음이 축복" 아빠의 눈물…딸 49일 기다림 끝 무사 귀환

지난달 하마스에 납치된 9살 에밀리, 49일 만에 아빠 품으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가느니 차라리 숨진 게 낫다"는 인터뷰로 전 세계를 울린 이스라엘 아빠의 9살 딸이 49일 만에 아빠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BBC,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일시 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석방한 이스라엘 인질 13명 중에는 에밀리 핸드(9)도 포함됐습니다.

에밀리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하마스에 납치됐습니다.

TOI는 에밀리가 2차 석방된 인질 중 한 명으로 이집트 라파 국경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 그의 아버지 토머스 핸드(63)와 재회했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에밀리의 사연은 그동안 아버지 토머스의 인터뷰 등으로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습니다.

애초 에밀리는 하마스의 기습 직후 살해됐다며 사망자 명단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토머스는 지난달 11일 방송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에밀리를 찾았다. 사망했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저 '네(yes)'라고 했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며 "왜냐하면 그게 내가 아는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들(하마스)이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그게 죽음보다 나쁜 것"이라며 "그러니까 죽음은 축복이다. 절대적인 축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에밀리의 장례식을 열어 앞서 몇 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옆에 묻을 계획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또 한 번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딸이 아직 살아있으며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군은 참사 현장에서 에밀리의 시신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친구 가족의 휴대전화가 가자지구 내에서 신호가 잡혔다고 통보했습니다.

토머스는 이달 22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머리를 굴려 이 새로운 정보를 소화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말했을 때 나는 그냥 '안돼, 안돼, 안돼'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달 7일 CNN과의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제 에밀리가 견뎌야 할 일이 괴롭다면서도, 딸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다시 한번 기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밀리 핸드. / 사진 =연합뉴스

인질로 잡혀있는 동안 에밀리는 지난 17일 생일을 맞아 9살이 됐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에밀리는 늦게나마 아빠와 함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토머스는 "에밀리가 돌아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BBC에 "힘들고 복잡한 심경의 50일이 지나고, 이 감정을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다"며 에밀리의 구출에 도움을 주고 그동안 가족들을 위로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에밀리를 다시 안아 행복하지만, 동시에 아직 돌아오지 못한 모든 인질을 기억한다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