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매디슨에서 남편의 이름을 발견한 뒤 온종일 공황상태에요. 출장 간 남편이 내일 돌아오는데 애들을 데리고 그냥 나가버려야 할지, 담판을 내야 할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상담 사이트인 ‘배우자 외도 극복하기’(survinginfidelity.com)에 올라온 사연 중 하나다. 불륜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해킹되면서 가입 회원 명단에서 배우자의 이름을 발견한 이들이 인터넷 상담사이트에 잇따라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리며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내세워 불륜사이트로 불렸던 ‘애슐리 매디슨’이 해킹되면서 그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 회원 명단에서 배우자의 이름을 발견한 이들이 가정법률 사무소 등에 이혼 문의를 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관계 상담 서비스인 ‘리레이트’(Relate)는 회원 명단에서 배우자의 명세를 발견해 상심한 많은 이들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정법률 사무소 ‘밀스 앤드 리브’에서 일하는 나이겔 셰퍼드도 더 타임스에 “최근 문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간통을 조장하는 게 분명한 사이트에서 배우자 이름을 발견한 이가 조언을 받는다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정 법률 변호사들도 명단이 공개되고 나서 많은 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정 법률 사무소 ‘슈스미스’의 크리스 롱버튼 대표는 “회원 명단이 공개된 이후 사무소로 이와 관련된 전화만 하루에 3통 넘게 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문의해올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킹에 따른 정보 공개로 애슐리 매디슨 사이트를 운영해온 ‘애비드 라이프 미디어’(ALM) 역시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 부문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 사무소 핀센트 메이스의 루크 스칸론 변호사는 “애슐리 매디슨 운영 기업은 회원의 데이터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10억 파운드(약 1조8690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ALM이 정보 누출을 막으려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보통신위원회는 ALM에 최대 50만 파운드(약 93억4000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앞서 해커 ‘임팩트 팀’은 지난달 애슐리 매디슨 회원 3789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냈다고 주장하면서 회사 측에 사이트 폐쇄를 요구했다. 이 요구가 무시되자 해커는 지난달 하순에 이어 19일 회원 수백만명의 정보를 추가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는 회원 이름, 이메일 주소, 신용카드 번호, 결제 내역 등이 포함됐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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