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미국 간호사 2명이 잇따라 에볼라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본토에 에볼라가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핵심참모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한층 공격적인 대응을 천명하는 등 에볼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보건국은 15일(현지시간)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에볼라 사망자 토머스 에릭 던컨을 치료했던 간호사 앰버 빈슨(29)이 에볼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빈슨은 14일 열이 난다고 신고한 뒤 즉시 격리됐으며 같은 날 예비검사를 받은 결과 에볼라 양성반응을 보여 현재 확진 검사가 진행 중이다.
빈슨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간호사 니나 팸(26)에 이어 미국 본토에서 감염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빈슨은 던컨이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일 때 빈번하게 접촉한 치료진 4명 중 1명으로 던컨에게 치료용 관을 삽입하고 채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슨은 에볼라 의심증상을 보이기 하루 전에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댈러스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돼 추가 감염자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승객과 승무원에 전염됐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승객 132명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는 한편 던컨의 치료에 관여했던 의료진을 상대로 여행을 금지했다.
CDC는 또한 빈슨을 에모리대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에모리대 병원은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귀국한 켄트 브랜틀리 박사 등 2명이 완치된 곳이다.
CDC는 던컨 치료에 관여한 의료진 70여 명과 던컨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접촉한 약 50명을 추적 관찰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 대응 수위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핵심참모들과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훨씬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미국 본토에서 에볼라의 심각한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기처럼 널리 퍼질 위험이 큰 상황은 아니다. 나도 에모리대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간호사들과 악수도, 포옹도 했다"며 공포감 완화에 주력했다.
회의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실비아 버웰 보건장관, 제이존슨 국토안보장관 등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와 코네티컷에서 예정된 선거지원 일정을 긴급 취소하기도 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CDC에서 의료진 1명의 에볼라 바이러스 노출도 불가하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은) 에볼라 대응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한다"며 초동대처에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에볼라 사태와 대응은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민주당은 공화당의 에볼라 예산삭감을 비난하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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