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트레이드 계산서, 가장 큰 손실은 ‘팬심’ 상실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삼성 이승엽, 한화 김태균, 두산 김현수, SK 김광현 등 프로야구에는 각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존재이며, 팬들의 각별한 애정을 한 몸에 받는 존재다.
그리고 신생팀 kt 위즈에도 이런 선수들처럼 향후 10년 이상을 구단의 상징처럼 남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0순위’ 선수가 ‘있었다.’
kt는 지난 2일 팬들에게 가장 충격적일 수 있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누구도 생각지 않은 투수 박세웅이 포함된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 불가 자원’인 줄만 알았던 예비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에 팬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팬들은 구단 SNS 계정 등에 이번 트레이드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며 성난 팬심을 보여주고 있다.
박세웅은 kt가 1군 진입 전부터 구단 차원에서도 대대적으로 ‘밀어주던’ 선수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도 구단 대표 선수로 박세웅을 참가시켰고, 구단 홈페이지 투수 대표 이미지 역시 박세웅의 차지였다.
구단의 일방적인 푸시는 아니었다. 많은 팬들 역시 사랑하고 응원하던 유망주다. 유니폼 판매도 상위권이고 구단 공식 앱인 위잽(wizzap)에서 집계하는 응원 랭킹에서도 TOP3에 랭크돼 있었다. 이런 수치를 굳이 들이밀지 않더라도 어린 나이답지 않게 씩씩하게 투구하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신생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가장 큰 희망이었다.
kt 팬들이 바라던 것은 당장의 1승, 혹은 올 시즌의 승률 따위가 아니다. 팀이 최하위에 머물러도 kt 팬들은 홈 수원 위즈파크를 찾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신생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바라는 것은 성장하는 팀의 모습을 보는 것. 팀 내 많은 유망주들이 커가는 재미를 보는 것은 신생팀 팬만의 특권이었다.

이번 트레이드가 전력상으로 어느 쪽의 이득이고 손실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평가가 내려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팬심은 객관적인 이득, 손실을 따지지 않는다. 팬들에게는 응원하는 팀의 대표 선수가 떠났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손실이고 상실이다.
김진훈 kt 단장 역시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김 단장은 “박세웅 카드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자세히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리스크들을 안으면서 결정했다. 즉흥적인 결정도 아니었을 뿐더러 매우 힘든 결단이었다”라고 트레이드에 대해 설명했다. 또 “팬들의 반응을 이해한다. 맞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각오를 하고 있고 책임은 나에게 있기 때문에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팀은 전진을 해야 한다. 전진을 위해 정말 딱 1년만 참아서 되는 거였다면 우리도 미래를 위해서 이런 트레이드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혹독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마음 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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