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2014시즌 넥센 히어로즈는 4명의 정규시즌 MVP 후보를 배출했다. 프로야구 최초 200안타 고지를 넘어선 서건창(25),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다시 연 박병호(28),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돌파한 강정호(27), 7년 만에 20승 투수의 탄생을 알린 앤디 밴헤켄(35)이 그 주인공이다. 4명의 넥센 선수를 제외하고는 릭 밴덴헐크(29·삼성)가 후보에 올랐지만 포커스는 넥센의 ‘집안싸움’이었다.
MK스포츠는 2014시즌을 결산하면서 올해 그라운드에 펼쳐졌던 여러 대기록과 사건들이 리그의 역사 속에서 어느 정도 ‘정상’인지, 혹은 ‘비정상’인지 살펴봤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의 33년 역사 중 동일 팀에서 4명의 MVP 후보를 배출한 것은 2014시즌 이전 한 차례가 더 있었다. 1987년 삼성 라이온즈는 외야수 장효조, 투수 김시진, 내야수 김성래, 포수 이만수를 MVP 후보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이 해의 삼성은 사상 첫 팀 타율 3할(0.300)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역시 올해 삼성이 다시 팀타율 3할1리를 기록할 때까지 26시즌 동안 어떤 타선도 해내지 못했던 숫자다.
’컴퓨터히터’로 불렸던 장효조는 1987년 타율 3할8푼7리(284타수 110안타)로 1985, 1986년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수위타자가 됐다. 또 4할6푼1리의 출루율로 1983년부터 5시즌 연속 출루율 1위를 기록했다. 22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김성래, 76타점으로 타점왕과 5할7푼9리의 장타율로 2관왕에 올랐던 이만수, 23승으로 리그 다승왕에 올랐던 김시진 모두 집안싸움을 이끌었으나 최종 승자는 장효조였다.
장효조는 MVP 투표에서 295점(1982~95년 점수합계로 산정)을 받아 MVP를 차지했다. 김시진이 140점, 김성래 83점, 이만수 69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 해 같이 후보에 올랐던 투수 선동열(해태)은 57점, 외야수 이정훈(빙그레)은 7점에 그쳤다.
4명의 ’한지붕’ MVP 후보를 배출했던 두팀은 ’평행이론’을 떠올릴 만큼 닮았다.
우선 두팀 모두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결말을 맞았다.
1987년 삼성은 정규시즌 1위팀이었지만, 한국시리즈서 해태에 4패했고, 올해 정규시즌서 삼성과 승수가 같은 반게임차 2위였던 넥센은 한국시리즈서 삼성에게 2승4패했다.
이 두팀을 꺾고 최후의 승자가 됐던 한국시리즈 우승팀들은 각각 MVP 후보 1명을 배출했던 팀들이고 그 후보들이 모두 그해의 ’방어율왕’이었던 것도 같다. 1987년 해태의 유일한 MVP 후보였던 선동열은 0.89, 올해의 삼성 밴덴헐크는 3.18로 각각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면서 MVP 후보가 됐다.
두팀 모두 타격왕(장효조 서건창)이 홈런-타점왕, 다승왕을 제치고 최종 수상을 거머쥔 MVP 레이스의 결과까지 비슷했다.
한 팀이 3명의 MVP 후보를 배출한 경우는 제법 된다. 특히 6~7개팀의 리그였던 출범 원년부터 10시즌동안은 무려 7차례나 3명 이상의 MVP 후보가 나왔다. 1985년 삼성 장효조·김시진·이만수, 1986년 해태 선동열·김봉연·한대화, 1987년 삼성 장효조·김시진·김성래·이만수, 1988년 해태 김성한·선동열·이순철, 1989년 해태 선동열·김성한·한대화, 빙그레 유승안·고원부·이강돈, 1990년 빙그레 장종훈·이강돈·송진우, 1992년 빙그레 장종훈·송진우·이정훈 등 팀 내 경쟁이 활발했다. 특히 1989년은 후보가 9명이나 되는 와중에 6명이 해태와 빙그레. 두 팀에서 나오기도 했다.
8개팀 이상으로 리그가 확대되고 한국프로야구의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한 팀 3명 이상의 MVP 후보는 진귀한 기록이 됐다. 1993년부터 2013년까지 20년 동안 한 팀에서 3명 이상의 MVP 후보를 배출한 것은 지난 2000년 현대 유니콘스(박경완·임선동·박재홍)가 유일했다.
넥센의 4명 MVP 후보 배출은 9개팀의 리그, 한국프로야구의 ’21세기 선수층’에서 나온 올해의 기록이라는 데에 놀라움이 있다. 내년에 리그는 10개팀으로 확대된다. 넥센의 기록은 최초가 아니었지만, 최후의 기록에는 도전할 만하다.
[chqkqk@maekyung.com]
MK스포츠는 2014시즌을 결산하면서 올해 그라운드에 펼쳐졌던 여러 대기록과 사건들이 리그의 역사 속에서 어느 정도 ‘정상’인지, 혹은 ‘비정상’인지 살펴봤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의 33년 역사 중 동일 팀에서 4명의 MVP 후보를 배출한 것은 2014시즌 이전 한 차례가 더 있었다. 1987년 삼성 라이온즈는 외야수 장효조, 투수 김시진, 내야수 김성래, 포수 이만수를 MVP 후보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이 해의 삼성은 사상 첫 팀 타율 3할(0.300)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역시 올해 삼성이 다시 팀타율 3할1리를 기록할 때까지 26시즌 동안 어떤 타선도 해내지 못했던 숫자다.
’컴퓨터히터’로 불렸던 장효조는 1987년 타율 3할8푼7리(284타수 110안타)로 1985, 1986년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수위타자가 됐다. 또 4할6푼1리의 출루율로 1983년부터 5시즌 연속 출루율 1위를 기록했다. 22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김성래, 76타점으로 타점왕과 5할7푼9리의 장타율로 2관왕에 올랐던 이만수, 23승으로 리그 다승왕에 올랐던 김시진 모두 집안싸움을 이끌었으나 최종 승자는 장효조였다.
장효조는 MVP 투표에서 295점(1982~95년 점수합계로 산정)을 받아 MVP를 차지했다. 김시진이 140점, 김성래 83점, 이만수 69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 해 같이 후보에 올랐던 투수 선동열(해태)은 57점, 외야수 이정훈(빙그레)은 7점에 그쳤다.
이들은 단 한 자리 MVP를 두고는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포지션별로 최고를 꼽는 골든글러브는 네 명의 영웅들이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사진=곽혜미 기자
그리고 27년 후, 넥센이 이를 재현했다. 4명 모두 누가 받아도 손색없을 만한 성적을 올렸지만, 최종 승자는 서건창이었다. 서건창은 총 99표 중 77표를 받아 예상과는 달리 압도적으로 MVP를 수상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200안타와 단일 시즌 최다 안타-최다 득점 타이틀을 모두 가져가면서 ‘역대급’ 임팩트를 남긴 것이 수상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4명의 ’한지붕’ MVP 후보를 배출했던 두팀은 ’평행이론’을 떠올릴 만큼 닮았다.
우선 두팀 모두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결말을 맞았다.
1987년 삼성은 정규시즌 1위팀이었지만, 한국시리즈서 해태에 4패했고, 올해 정규시즌서 삼성과 승수가 같은 반게임차 2위였던 넥센은 한국시리즈서 삼성에게 2승4패했다.
이 두팀을 꺾고 최후의 승자가 됐던 한국시리즈 우승팀들은 각각 MVP 후보 1명을 배출했던 팀들이고 그 후보들이 모두 그해의 ’방어율왕’이었던 것도 같다. 1987년 해태의 유일한 MVP 후보였던 선동열은 0.89, 올해의 삼성 밴덴헐크는 3.18로 각각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면서 MVP 후보가 됐다.
두팀 모두 타격왕(장효조 서건창)이 홈런-타점왕, 다승왕을 제치고 최종 수상을 거머쥔 MVP 레이스의 결과까지 비슷했다.
한 팀이 3명의 MVP 후보를 배출한 경우는 제법 된다. 특히 6~7개팀의 리그였던 출범 원년부터 10시즌동안은 무려 7차례나 3명 이상의 MVP 후보가 나왔다. 1985년 삼성 장효조·김시진·이만수, 1986년 해태 선동열·김봉연·한대화, 1987년 삼성 장효조·김시진·김성래·이만수, 1988년 해태 김성한·선동열·이순철, 1989년 해태 선동열·김성한·한대화, 빙그레 유승안·고원부·이강돈, 1990년 빙그레 장종훈·이강돈·송진우, 1992년 빙그레 장종훈·송진우·이정훈 등 팀 내 경쟁이 활발했다. 특히 1989년은 후보가 9명이나 되는 와중에 6명이 해태와 빙그레. 두 팀에서 나오기도 했다.
8개팀 이상으로 리그가 확대되고 한국프로야구의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한 팀 3명 이상의 MVP 후보는 진귀한 기록이 됐다. 1993년부터 2013년까지 20년 동안 한 팀에서 3명 이상의 MVP 후보를 배출한 것은 지난 2000년 현대 유니콘스(박경완·임선동·박재홍)가 유일했다.
넥센의 4명 MVP 후보 배출은 9개팀의 리그, 한국프로야구의 ’21세기 선수층’에서 나온 올해의 기록이라는 데에 놀라움이 있다. 내년에 리그는 10개팀으로 확대된다. 넥센의 기록은 최초가 아니었지만, 최후의 기록에는 도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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