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구’ 송은범의 불운, 사자 악연도 계속됐다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등번호 21번을 물려받은 송은범(KIA), 그 새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프로야구 공식 첫 경기였다. 하지만 ‘사자’와의 악연에 눈물을 흘렸다.
‘KIA맨’ 송은범과 삼성은 인연이 깊다. 지난해 5월 6일 트레이드로 SK에서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송은범은 6일 후 이적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는 삼성이었다.
화려한 데뷔와는 거리가 멀었다. 4-1로 앞선 8회 1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한 송은범은 안타 5개를 두들겨 맞고 3실점을 했다. KIA도 4-5로 역전패했다.
송은범의 지난해 삼성전 성적은 4경기 2패였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2.46이었다. 삼성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졌던 송은범이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다짐했건만 다르지 않았다. 114구로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집중 난타를 당했으며 불운까지 겹쳤다.
1회 첫 타자 정형식에게 안타를 맞고 불안하더니 곧이어 나바로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몸 안쪽 직구가 다소 높았는데 나바로의 매서운 스윙에 걸렸다.

2실점을 했지만 송은범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이후 3회까지 11타자를 상대해 안타와 볼넷 1개씩만 허용했다. 밴 덴 헐크가 3회 급격히 제구 난조를 보이며 무너질 뻔한 것과는 달랐다.
그러나 송은범은 야수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4회 1사 1루와 1사 만루에서 2루수 안치홍이 연속 송구 실책을 한 것. 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허용했고, 송은범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바로에게 2타점 3루타까지 맞으면서 4회에만 4실점을 했다.
송은범은 5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또 야수의 실책이 문제였다. 1사 2루에서 정형식의 타구를 좌익수 김주찬이 놓친 것. 그 사이 2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으면서 송은범의 실점은 7점으로 늘었다.
송은범은 나바로와 네 번째 대결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공을 박성호에게 넘겼다. 투구수는 총 114개로 스트라이크는 63개, 볼 51개였다. 최고 구속은 148km. 그의 첫 등판 기록은 5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사사구 7실점. 자책점은 3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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