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에서 때 아닌 테이핑 논란이다. 문제는 발목이나 손목에 붙여야 할 테이프를 선수의 입에 붙인 것. 작전타임에 벌어진 사건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인권 논란으로 일파만파 커졌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함지훈(30‧울산 모비스)은 논란이 된 것 자체가 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1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 ‘테이핑 사건’은 경기 종료 3분39초를 남기고 77-64로 앞서던 모비스 작전타임에 벌어졌다.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난 상황. 팀은 이기고 있었지만, 유 감독은 선수들의 수비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특히 함지훈이 약속된 수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스위치 상황에서 유기적인 수비를 위한 토킹을 하지 않아 화근이 됐다. 유 감독은 트레이너에게 함지훈의 입에 테이핑을 하라고 지시했다. 함지훈이 테이프를 입에 붙이려다 머뭇거리자 유 감독은 “빨리 붙여 이 XX야”라고 강하게 지시한 뒤 뒤돌아 섰다. 함지훈은 곧바로 테이프를 떼고 경기에 다시 나섰다.
논란이 된 장면이다. 그러나 모비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함지훈이 테이프를 붙이고 있는 사이 외국선수 로드 벤슨은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기도 했다.
함지훈은 경기를 마친 뒤 집에 돌아온 뒤에야 작전타임 논란이 된 사실을 알았다. 함지훈은 “깜짝 놀랐다. 논란이 된 것이 더 황당하다”고 웃은 뒤 “난 진짜 상관이 없고 괜찮은데, 괜찮냐며 연락이 자꾸 오더라”며 난색을 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함지훈은 “그 상황에서 약속한 것을 내가 못했다. 스위치 토킹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가 평소 운동할 때도 말을 너무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지적을 많이 받았던 것이라서 감독님이 그렇게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동근이 형 같이 알아서 잘하는 사람은 뭐라고 안 하시는데, 나처럼 물러 터진 애한테는 강하게 말을 하신다. 또 나도 강한 자극을 받아야 알아 듣는 성격이다”라며 “감독님이 내 성격을 워낙 잘 알고 계셔서 그렇게 하신 것이다. 다 나 잘 되라고 한 것인데 감독님이 비판을 받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함지훈은 집에 도착한 뒤 아내에게도 한 소리를 들었다. 아내도 그 상황이 궁금했던 것. 함지훈은 “아내한테 그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니까 ‘테이프 붙이니까 귀엽더라. 그래도 다음부턴 토킹 많이 해서 테이프 붙이지 말아라’고 하더라”며 “아내도 감독님과 내 사이를 잘 알아서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웃었다.
유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유 감독도 선수들도 서로에 대한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유 감독은 선수들의 성격에 따라 충격 요법을 쓰곤 한다. 유 감독은 올 시즌 초반에도 수비를 놓친 함지훈에게 “게을러 빠져가지고…. 은퇴할 때까지 그렇게 해”라고 질책했고, 신인 이대성에게도 김민구(전주 KCC)와 비교하며 “쟤는 영리하게 하잖아”라고 심리전을 쓰기도 했다. 유 감독이 말 없이 보내는 무언의 작전타임도 화제를 모았다.
함지훈은 “내가 잘 못해서 이런 논란도 생기는 것 같다. 나 그렇게 불쌍한 사람 아닌데…”라며 “괜히 이런 일로 논란이 돼 팀 분위기가 이상해질까봐 그게 더 걱정이다. 남은 시즌 더 적극적으로 잘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함지훈의 항변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짙다. 유 감독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min@maekyung.com]
1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 ‘테이핑 사건’은 경기 종료 3분39초를 남기고 77-64로 앞서던 모비스 작전타임에 벌어졌다.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난 상황. 팀은 이기고 있었지만, 유 감독은 선수들의 수비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특히 함지훈이 약속된 수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스위치 상황에서 유기적인 수비를 위한 토킹을 하지 않아 화근이 됐다. 유 감독은 트레이너에게 함지훈의 입에 테이핑을 하라고 지시했다. 함지훈이 테이프를 입에 붙이려다 머뭇거리자 유 감독은 “빨리 붙여 이 XX야”라고 강하게 지시한 뒤 뒤돌아 섰다. 함지훈은 곧바로 테이프를 떼고 경기에 다시 나섰다.
논란이 된 장면이다. 그러나 모비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함지훈이 테이프를 붙이고 있는 사이 외국선수 로드 벤슨은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기도 했다.
함지훈은 경기를 마친 뒤 집에 돌아온 뒤에야 작전타임 논란이 된 사실을 알았다. 함지훈은 “깜짝 놀랐다. 논란이 된 것이 더 황당하다”고 웃은 뒤 “난 진짜 상관이 없고 괜찮은데, 괜찮냐며 연락이 자꾸 오더라”며 난색을 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함지훈은 “그 상황에서 약속한 것을 내가 못했다. 스위치 토킹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가 평소 운동할 때도 말을 너무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지적을 많이 받았던 것이라서 감독님이 그렇게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동근이 형 같이 알아서 잘하는 사람은 뭐라고 안 하시는데, 나처럼 물러 터진 애한테는 강하게 말을 하신다. 또 나도 강한 자극을 받아야 알아 듣는 성격이다”라며 “감독님이 내 성격을 워낙 잘 알고 계셔서 그렇게 하신 것이다. 다 나 잘 되라고 한 것인데 감독님이 비판을 받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함지훈은 집에 도착한 뒤 아내에게도 한 소리를 들었다. 아내도 그 상황이 궁금했던 것. 함지훈은 “아내한테 그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니까 ‘테이프 붙이니까 귀엽더라. 그래도 다음부턴 토킹 많이 해서 테이프 붙이지 말아라’고 하더라”며 “아내도 감독님과 내 사이를 잘 알아서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웃었다.
유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유 감독도 선수들도 서로에 대한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유 감독은 선수들의 성격에 따라 충격 요법을 쓰곤 한다. 유 감독은 올 시즌 초반에도 수비를 놓친 함지훈에게 “게을러 빠져가지고…. 은퇴할 때까지 그렇게 해”라고 질책했고, 신인 이대성에게도 김민구(전주 KCC)와 비교하며 “쟤는 영리하게 하잖아”라고 심리전을 쓰기도 했다. 유 감독이 말 없이 보내는 무언의 작전타임도 화제를 모았다.
함지훈은 “내가 잘 못해서 이런 논란도 생기는 것 같다. 나 그렇게 불쌍한 사람 아닌데…”라며 “괜히 이런 일로 논란이 돼 팀 분위기가 이상해질까봐 그게 더 걱정이다. 남은 시즌 더 적극적으로 잘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함지훈의 항변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짙다. 유 감독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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