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어차피 돈을 내고 귀한 경험을 하자고 만든 자리다. 이긴다면 금상첨화겠으나 브라질이라는 최고의 팀을 초청했던 것은 내년 월드컵 본선무대를 위해 팀을 다져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강호를 상대하는 법을 배우기 위함이었다. 평가전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많이 배웠다. 이제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이 무엇인지 곱씹는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2로 패했다. 전반 막판에 네이마르에게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골키퍼까지 제쳤던 오스카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브라질의 오늘이자 내일이라고 불리는 네이마르를 비롯해 오스카, 헐크, 다비드 루이스, 다니 알베스, 마르셀루 등 주축 멤버들이 총출동한 브라질은 확실히 ‘클래스’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이는 결국 ‘기본기’였다. 세계적인 스타들이라는 화려함 이전 기본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일단, 워낙 개개인의 능력이 좋았다. 왜 세계 축구계가 축구선수라기 보다는 연예인에 가까운 신체조건을 가진 네이마르에게 그토록 찬사를 아끼지 않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얄미울 정도로 생산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기술도 화려했으나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는 것에 능했다. 몇몇 ‘다이빙’에 가까운 동작도 있었으나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는 네이마르의 플레이에 여간 고생한 게 아니다.
비단 네이마르만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첼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토트넘 등 유수의 클럽에서도 간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레벨은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기본기’였다.
브라질의 플레이는 일단 빠르고 영리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뛰지는 않았으나 전개가 굉장히 화려했던 것은 정확했기 때문이다. 동료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고 패스했고, 아무리 빠른 패스도 실수 없는 터치가 가능했으니 또 다른 패스전개가 가능했다. 한국과는 상대적이었다.
브라질의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상대하는 우리의 플레이도 빠를 수밖에 없었다. 적절한 대응보다는 불가피하게 맞춰갔던 인상이 적잖다. 문제는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에 대비 팀으로서의 스피드는 빠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응 속도가 느렸고, 반응 속도가 느리니까 정확한 패스워크가 어려웠다. 들어가는 타이밍이 늦어 패스를 받는 자세가 불안했고, 이는 정확한 트래핑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퍼스트 터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곧바로 압박하는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브라질 기본기의 강함은 공격에서만 빛난 것도 아니다. 수비 때도 그랬다. 억지로 자신이 공을 빼앗겠다는 의지보다는 툭 건드려 놓겠다는 자세가 엿보였다. 방향을 바꾸면, 따라붙는 동료가 손쉽게 탈취했다. 서로의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의 개인기로 1명을 뚫기도 버거운데 어떤 상황에서든 둘 이상이 따라붙었다. 네이마르도 오스카도 수비 가담이 적극적이었다.
어지간하면 공을 빼앗기지 않았으나 빼앗긴 뒤 브라질 선수들의 자세도 인상적이었다. 빼앗긴 뒤 다시 쫓아가는 모습은 강한 승부욕과 근성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이 뛰는 것과 필요할 때 뛰는 것, 필요할 때의 협력 플레이, 90분 내내 숫자 싸움에서 브라질이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들은 결국 기본기였다.
이런 플레이는 브라질이기에, 브라질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상 기본기에 가까운 것이다. 이것을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기 중에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느냐가 결국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브라질 축구가 보여줬다.
그들의 노란색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일반적인 노랑이 아니었다.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쉽게 넘어서기 어려운 황금색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다. 화려함 이전 든든한 기본기에 그 바탕에 있었다. 홍명보호가 가을밤 소중한 것을 배웠다.
[lastuncle@maekyung.com]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2로 패했다. 전반 막판에 네이마르에게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골키퍼까지 제쳤던 오스카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했고 개인기는 역시 눈부셨다. 실력 차이는 있었다. 그 차이는 결국 기본기였다. 왜 그들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 있는지, 기본기가 말해줬다. 사진(상암)= 김영구 기자 |
일단, 워낙 개개인의 능력이 좋았다. 왜 세계 축구계가 축구선수라기 보다는 연예인에 가까운 신체조건을 가진 네이마르에게 그토록 찬사를 아끼지 않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얄미울 정도로 생산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기술도 화려했으나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는 것에 능했다. 몇몇 ‘다이빙’에 가까운 동작도 있었으나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는 네이마르의 플레이에 여간 고생한 게 아니다.
비단 네이마르만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첼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토트넘 등 유수의 클럽에서도 간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레벨은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기본기’였다.
브라질의 플레이는 일단 빠르고 영리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뛰지는 않았으나 전개가 굉장히 화려했던 것은 정확했기 때문이다. 동료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고 패스했고, 아무리 빠른 패스도 실수 없는 터치가 가능했으니 또 다른 패스전개가 가능했다. 한국과는 상대적이었다.
브라질의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상대하는 우리의 플레이도 빠를 수밖에 없었다. 적절한 대응보다는 불가피하게 맞춰갔던 인상이 적잖다. 문제는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에 대비 팀으로서의 스피드는 빠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응 속도가 느렸고, 반응 속도가 느리니까 정확한 패스워크가 어려웠다. 들어가는 타이밍이 늦어 패스를 받는 자세가 불안했고, 이는 정확한 트래핑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퍼스트 터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곧바로 압박하는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브라질 기본기의 강함은 공격에서만 빛난 것도 아니다. 수비 때도 그랬다. 억지로 자신이 공을 빼앗겠다는 의지보다는 툭 건드려 놓겠다는 자세가 엿보였다. 방향을 바꾸면, 따라붙는 동료가 손쉽게 탈취했다. 서로의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의 개인기로 1명을 뚫기도 버거운데 어떤 상황에서든 둘 이상이 따라붙었다. 네이마르도 오스카도 수비 가담이 적극적이었다.
어지간하면 공을 빼앗기지 않았으나 빼앗긴 뒤 브라질 선수들의 자세도 인상적이었다. 빼앗긴 뒤 다시 쫓아가는 모습은 강한 승부욕과 근성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이 뛰는 것과 필요할 때 뛰는 것, 필요할 때의 협력 플레이, 90분 내내 숫자 싸움에서 브라질이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들은 결국 기본기였다.
이런 플레이는 브라질이기에, 브라질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상 기본기에 가까운 것이다. 이것을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기 중에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느냐가 결국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브라질 축구가 보여줬다.
그들의 노란색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일반적인 노랑이 아니었다.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쉽게 넘어서기 어려운 황금색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다. 화려함 이전 든든한 기본기에 그 바탕에 있었다. 홍명보호가 가을밤 소중한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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