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출석…공범 "피흘리는 선배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하다가 중년 남성 2명을 크게 다치게 한 가해자들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고개를 숙였습니다.
살인미수 등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는 오늘(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습니다.
이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B씨 등 30대 남성 2명도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A씨 등은 수갑을 찬 두 손을 헝겊으로 덮어 가렸고 A씨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A씨는 "피해자와 어떤 관계냐,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마약을 투약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많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B씨는 "범행을 계획했느냐"는 질문에 "선배가 2대 1로 피흘리고 맞고 있는데 가만히 볼 수 없었다. 도망가길래 잡으러 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부터 송종선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6일 오후 10시 2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길거리에서 4명 대 2명이 다투던 과정에서 벌어졌습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낸 40대 남성 C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의 지인인 B씨 등 남녀 3명도 범행에 가담해 C씨와 그의 직장동료인 50대 남성을 때려 다치게 했습니다.
A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한 뒤 B씨 등과 함께 피해자들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씨 일행 4명 가운데 3명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범행 가담 정도가 낮다고 판단한 20대 여성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 A씨가 피해자 중 1명과 금전거래 갈등으로 다투던 중 범행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A씨 등의 마약 투약 가능성을 제기하자 이들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계획입니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진행한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 4명은 사회 선후배 관계로 폭력조직원은 아니다"라며 "금전거래 갈등으로 인한 범행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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