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부상을 입은 부산 목욕탕 화재와 관련해서 부산소방본부가 '기름탱크'에서 최초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집중적인 조사 중입니다.
부산소방본부는 오늘(4일) 목욕탕 화재 관련한 2차 현장 감식 브리핑을 열고 "발화 지점으로 예상되는 연료탱크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정진 항만소방서 현장대응단 조사 주임은 "현재 형상으로만 봤을 때 연료 탱크는 내부 압력으로 부풀어 있었고, 연료탱크 부분의 배관은 우측 모서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분리돼 있었다"면서 "(이음이) 전부 탈락한 상태여서 원래부터 배관이 부식돼 있었는지 등은 좀 더 정확하게 분석해 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제 부산소방본부는 1차 현장 감식에서 공기 중에 미세 입자로 떠 있는 기름방울인 '유증기'가 폭발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2차 감식에서는 유증기가 발생하게 된 경로 등을 살피는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박 주임은 "일단 저장탱크가 있는 공간 자체는 밀폐된 구조이기 때문에 누유가 있었다면 유증기가 쌓일 수 있는 공간은 있다"면서 "바닥에 있는 잔해를 전부 치우면서 깔린 증거물을 확인하고 있고, 시료 채취를 통해 현미경 분석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름 탱크는 5천여ℓ 크기로 화재 당시에는 2천여ℓ의 경유가 있었고, 현재는 586ℓ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목욕탕 업주 측은 화재와 관련해 "사고 전날에도 자체 점검을 했고 기름탱크와 배관 모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월요일 낮 12시 목욕탕 영업을 마친 뒤로 사고가 있기까지 나흘 동안 목욕탕의 모든 전원을 내려놔 연료 탱크 등도 가동되지 않았다는 게 업주 측 입장입니다.
기름탱크와 배관이 1990년 설치 이후 교체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기름 탱크를 도시가스로 바꾸려고 했는데 마을 주변이 재개발 구역으로 오랫동안 지정돼 있어 안된다는 답면만 받았다”며 “며칠 때 가동도 하지 않은 시설에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 저도 당황스럽고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1시 40분쯤 부산 동구 4층짜리 목욕탕 건물 지하 1층에서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폭발 사고로 소방관 10명과 경찰관 3명, 관할 구청장 등 공무원 4명, 주민 6명 등 총 23명이 다쳤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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