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침묵하면 역사의 죄인 될 것”
“경찰국 신설, 헌법 질서 교란 쿠데타”
“경찰국 신설, 헌법 질서 교란 쿠데타”
국무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안이 통과된 가운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처된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이 “닭의 목을 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말했습니다.
류 총경은 오늘(26일) 대기발령 후 울산경찰청 첫 출근길에 “정당한 목소리를 징계나 감찰 위협으로 막아선 안 된다”며 “지금 말하지 않고 침묵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에 비유한 것과 관련 “쿠데타가 아닌 쿠데타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류 총경은 경찰국 설치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헌법 질서를 교란하는 쿠데타적 행위”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어 회의 주도 세력을 경찰대 출신으로 특정한 것과 관련해 “본질을 흐리는 얄팍한 프레임 씌우기”라며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국민의 인권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것이고, 국격을 높이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 논의의 초점을 흐려서 본질에 신경을 못 쓰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류 총경은 징계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인지 묻자 “사실 저의 징계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제 징계에 이어 50여 명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변호사 등을 통해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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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행안부 장관은 지난 15일 경찰국 신설과 지휘규칙 제정을 골자로 하는 경찰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전국 총경 630여 명 가운데 190여 명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회의를 열어 법령 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경찰국을 신설 및 경찰 인력 13명 증원 내용을 담은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을 의결했습니다. 이에 내달 2일 공포 및 시행될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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