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굴절 등의 비자연적 광학성질 가진 메타물질
최초로 눈에 보이는 '벌크 소재'로 구현
최초로 눈에 보이는 '벌크 소재'로 구현
국내 연구진이 '벌크 메타물질' 구현을 통해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 망토' 개발에 한 발짝 다가섰습니다.
오늘(7일)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정인 교수 연구팀이 음굴절하는 빛의 파장대를 조절해 굴절률과 빛의 경로를 제어하는 '벌크 메타물질' 구현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광학 특성을 가지고 있는 물질로, '음굴절' 즉, 빛의 일반적인 굴절방향과 정반대로 굴절하는 성질과 빛의 파장보다 작은 초점을 만드는 성질 등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음굴절의 특성을 이용하면 사물을 30만배 확대해 100나노미터 이하로 관찰 가능한 나노 광현미경 개발이 가능해지고, 고해상도 광렌즈도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해지고, 초고성능 센서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에 메타물질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 등은 물론 빛의 파장보다 작은 초점, 빛 경로 제어 등의 기술을 통해 '투명 망토'와 같은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미래혁신소재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 16일,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는 연구팀이 발표한 '화학적으로 조정 가능한 쌍곡선 반응을 나타내는 대량 메타물질'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습니다.
서울대 정인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메타물질 구현 방식/사진=ACS Publications
해당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나노물질인 질화 보론과 흑연층이 자발적으로 교차해서 쌓이는 합성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교차해 쌓인 분말을 벽돌처럼 찍어서 잘라낸 '벌크' 소재는 3차원 모든 방향에서 메타물질의 성질, 즉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음굴절과 같은 광학적 성질이 발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크기의 나노 소재가 사람 눈으로 볼 수 있는 '벌크' 소재의 형태로 구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매우 작은 크기의 금속을 초고난도 특수 세공 기술로 가공해 나노 크기의 메타물질을 구현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또 구조 설계와 변형이 어려워 다양한 형태의 메타물질을 구현하고 성질을 조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이에 연구팀이 메타물질을 벌크 소재로 구현해낸 만큼, 이를 여러 개를 이어 붙여 망토를 만들고 물질의 빛 굴절률을 정밀 제어하면 투명 망토를 제작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해당 물질은 평면 방향은 물론 모든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을 음굴절시키고, 파장대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구팀은 "우리의 성과는 복잡한 나노 제조 기술 없이도 다양한 대량 메타물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투명 망토, 나노입자도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이미징 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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