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400억원대 규모의 국세청 정보화사업 선정 과정에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전직 대기업 부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국세청 정보화사업 전산장비 납품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거래 단계에 끼워주는 대가 등으로 총 14억원대 금품을 받은 전직 대기업 임직원 등 6명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또 "전산장비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정 청탁을 받고 거래 상대 업체 측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납품업체 관계자 4명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세청이 발주한 홈텍스, 연말정산간소화 등 전산시스템 통합 사업 등에 컨소시엄 업체들끼리 카르텔을 형성해 납품 단가를 부풀린 후 수익을 분배해 온 정황 등을 포착했다. 앞서 법원 정보화사업 관련 비리를 조사하는 중에 범죄 혐의를 추가로 파악한 것이다.
이날 검찰은 "법원행정처 공무원 등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납품업체에 500억원대 정보화사업 입찰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7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공무상 비밀누설, 입찰방해 등)로 행정처 공무원 4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법원이 발주한 사업 수주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업체 관계자 5명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법원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입찰에 참여하거나 들러리 입찰에 가담한 15명도 입찰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두 사건에 대해 "납품가격 등을 부풀려 이윤을 확보한 뒤 갑을(甲乙) 관계에 따라 공무원, 업체 관계자가 금품을 받아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조달사업 발주 제안·평가 시스템 적정성을 점검하고, 국가기관과 조달청 간 크로스체크를 강화해 국고손실을 방지하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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