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투자사기` 신일그룹 관계자들 징역형 선고

울릉도 인근 해저에서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투자자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일해양기술(구 신일그룹) 주요 관계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최연미)은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전 대표이사 허 모씨(58)와 신일그룹 전 부회장 김 모씨(51)에게 사기 혐의로 각각 징역 4년과 5년을 선고했다. 신일그룹 전 대표이사 류 모씨(48)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기망해 약 89억원을 편취한 사건으로서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현재까지 수천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의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피해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들은 2018년 4월부터 7월까지 신일그룹이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러시아 군함으로 금괴 200t이 실린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계획이라는 허위사실을 신문광고 등을 통해 유포했다. 이들은 선박을 인양하면 신일골드코인(SGC)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당하겠다고 속였다. 이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2600여명으로부터 투자금 89억원을 챙긴 혐의로 이들은 지난 해 11월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라는 것은 법률상 정형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순차적·암묵적으로 이뤄진 범행은 공모관계로 인정된다"고 밝히며 이들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