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위 뚜껑빠진 공동구 연결통로서 40대女 추락

경기 수원 도심의 한 왕복 10차로 횡단보도에서 40대 여성 보행자가 뚜껑없는 공동구 연결통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오전 11시 19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분당선 연장선 시청역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정모(42·여)씨가 길을 건너던 중 공동구 연결통로 4.6m 아래로 추락,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정씨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횡단보도 한 가운데 공동구 연결통로(1.4m×1.8m)를 덮고 있던 철판 뚜껑(1.4m×0.6m·두께 16mm) 3개 중 1개가 아래로 내려앉은 것을 정씨가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길을 건너려다가 추락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공동구는 도로 지하부에 통신선이나 가스관 등을 보수할 때 이용하는 공간을 말하며, 사고현장 공동구는 통신설비를 위한 시설이다.
회사원 권모(38)씨는 “직장이 사고가 난 횡단보도 바로 앞 건물이어서 사고가 난 횡단보도를 자주 오가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니 가슴이 철렁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경찰은 현장 관리책임자인 H건설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 5공구(망포역∼수원시청역 2.61㎞)에 속하는 사고현장은 H건설이 맡아 공사한 곳이다.
지하철은 지난해 말 개통됐지만 H건설은 아직 수원시에 시설 인수인계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H건설은 마무리 공사 과정에서 지난달 23일 400㎏짜리 1개로 돼 있던 공동구 연결통로 철판 뚜껑을 3개로 분리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이 통행하면서 철판이 조금씩 움직여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H건설이 철판을 분리하지 않았다면 추락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건설 관계자는 “공동구 출입구를 1개짜리 철판으로 해 놓으면 시설 유지보수 인력의 출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3개로 분리했다”며 “이 과정에서 시나 구청과는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동구 출입구를 어떻게 시공해야 한다는 세부적인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H건설측으로부터 철판 뚜껑 구조변경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등을 불러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항이 있는지 조사한 뒤 관련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