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에 대한 수중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이 연일 계속된 구조 작업으로 '잠수병'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천안함 수중 수색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 때와 같은 비보가 다시 전해져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오전 구조·수색 작업을 위해 투입된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 10명은 손발 마비와 피로 누적 등의 증상을 보여 청해진함과 평택함 내에 마련된 체임버에서 감압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에는 해군 UDT 소속 A상사가 두통과 팔 마비 증상으로 상당 시간 감압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잠수병은 잠수사들이 깊은 바다에서 압축된 공기를 마시는 중에 몸속으로 들어간 질소가 원인이다. 거듭된 잠수 과정에서 질소가 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기포 상태로 혈액 속을 돌아다니다 잠수를 마치고 올라오면 질소가 부풀어 오르며 마비와 구토, 관절통, 난청 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심할 경우 심장마비, 호흡 곤란을 일으켜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체임버 시설은 보통 잠수병 예방과 휴식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로 최소 2시간, 고압산소를 공급하면서 체내에 쌓인 질소를 호흡을 통해 배출시키도록 돕는다.
한 구조활동 전문가는 "상황이 시급하다보니 잠수사들이 매뉴얼을 지키며 수색할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는 것이 유일한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인탐사 '게 로봇'(크랩스터)이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은 탐색과 촬영용이고, 결국 사람을 구조하는 것은 잠수사들"이라며 "이들은 이미 상당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본부 차원에서 잠수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2차 피해를 막는 것도 구조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비타민과 영양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잠수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하며 수색작업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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