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에서 10여년동안 수백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로봇청소기의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기술개발 연구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중국 기업의 헤드헌터로부터 고액의 연봉 등 달콤한 제안을 못이겨 핵심자료를 빼내 중국 기업으로 취업, 해당회사가 로봇청소기를 개발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대기업인 L사의 로봇청소기 기술개발 자료를 빼낸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회사 청소기 전직 개발연구원인 윤모(45)씨와 강모(38)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중국 전자회사인 M사의 헤드헌터로부터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당시 로봇청소기 개발에 착수한 M사는 이들에게 고액의 연봉과 중국 현지에서의 주택, 승용차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로봇청소기 핵심기술을 가져와 이직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1993년부터 국내 대기업인 L사에 입사해 제품개발 기술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윤씨는 결국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L사가 12년간에 걸쳐 개발한 로봇청소기 핵심 개발 기술이 저장된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로컬 와이파이 방식을 연결해 자료를 빼내 지난 2013년 5월 퇴사후, 중국 M사의 기술 개발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지난 2001년부터 L사에 기술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강씨도 M사의 파격적인 제안에 넘어가 업무용으로 사용 승인을 얻은 노트북 컴퓨터에 기술자료를 저장, 회사 보안시설을 통과해 대용량 외장형 하드디스크로 옮겼다. 이후 지난 2013년 10월 L사에 퇴사 후, 중국 M사에 로봇청소기 기술 연구원으로 취업했다.
이들은 국내에 가족을 남겨 두고 중국에서 근무했으며, 이달 초순께 가족들을 만나려고 귀국했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중국 M사가 국내 L사의 로봇청소기 핵심 기술을 빼내 오는 2015년말에 동일한 성능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신숭문 국제범죄수사대장은 "현재 L사가 시판 중인 로봇 청소기와 제원과 성능이 동일한 제품을 중국 M사가 저가로 출시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7500억원대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며 "기술유출에 따른 범죄수익에 대한 추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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