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7일 강덕수(64) 전 회장 등 STX그룹 전직 임원들의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그룹 계열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울시 중구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STX조선해양·팬오션 등을 비롯, STX건설·STX에너지·STX중공업과 경남 창원에 있는 그룹 전산센터 등 계열사 6∼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수사팀을 통해 회사 사무실에서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강 전 회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 측으로부터 내부 비리와 관련한 수사 의뢰가 들어와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STX중공업이 2009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한 각종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직 임원들이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TX건설이 차입금으로 괌 현지의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STX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의 추가 자금지원이 예상돼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안이어서 관련 의혹을 신속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재계 13위까지 올랐던 STX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STX그룹은 지난해 3월 초 해운 계열사 STX팬오션의 공개 매각을 추진했고 이어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물론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됐다.
STX엔진과 팬오션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샐러리맨 신화''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리며 재계의 주목을 받던 강덕수 회장도 경영에서 사실상 완전히 물러나 현재 STX엔진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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