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 윤여준 "참모진이 준비했다"
당시 당 대표 비서실장 유정복 "유일하게 나만 들은 말인데"
당시 당 대표 비서실장 유정복 "유일하게 나만 들은 말인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에 피습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커터칼 피습'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깨어나 처음 한 말로 알려진 '대전은요?'에 대한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서로 다른 주장이 나와 진실공방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어제(3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6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저 유정복이 '대전은요?'의 진실을 밝힌다"며 "그 말을 듣고 얘기한 사람은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제가 유일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피습 당한 건 지난 2006년 5월 20일로 한나라당 대표로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유세장에 참석하던 차였습니다.
이 때 50대 A씨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문구용 커터칼을 휘둘렀고 이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은 오른쪽 뺨에 11cm 길이의 자상을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입원 도중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이 보도되고 퇴원 직후 곧바로 대전 선거 지원에 나서자 당시 열세였던 한나라당의 판세가 뒤집혔습니다.
그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어제(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공보특보였던 구상찬 전 의원과 해당 발언에 관해 의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제가 선거 실무를 책임지고 있을 때인데, 박 전 대통령을 모시는 구상찬 전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조금 있으면 (박 전 대통령이) 마취에서 깨어날 텐데 깨어난 후 첫마디를 뭐라고 하냐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하다 싶어서 둘이 의논을 했는데, 제가 멘트가 길면 안 되고, 한마디로 짧게 해야 된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대전 관련해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며 "당시 대전이 격전지이고, 백중세라서 관심의 초점이었을 때였다"고도 했습니다.
"대전은요"라는 발언이 박 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 참모진이 준비한 것이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윤 전 장관과 구 전 의원은 현장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그 말을 듣지도 않았고 그 말이 나오게 된 상황과 맥락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발언이 나왔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시장은 "한나라당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모두가 격앙되어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제가 수술에서 깨어난 박근혜 대표에서 그 사실을 보고하자 첫 마디가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며 "그 다음날에 병실에 들어가 현재 선거상황에 대해 보고드렸더니 첫 말씀이 '대전은요?'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대전은요?'라는 말은 수술에서 깨어나신 후 첫 말씀이 아니라, 이틀 뒤 선거 상황을 보고했을 때 나온 첫 말이었으므로 윤 전 장관이 얘기한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며 "있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진실이 왜곡되고 반 전 대통령의 진정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발언이 보도된 경위에 대해서도 "병실에서 나왔을 때 만난 기자가 별 일 없었냐고 물어서 별 생각 없이 '대전은요?라고 말씀했다고 답했는데, 그걸 기자가 듣고 기사를 써서 알려지게 된 것"이라며 "보도 경위도 매우 우연에 가깝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윤 전 장관이 '대전은요?' 발언을 함께 논의했다고 지목한 구 전 의원은 "'대전은요'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했다"며 "윤 전 장관이 시간이 오래 지나서 착각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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