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장들이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안에 긍정적인 의견을 동시에 나타내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겠단 의지를 밝혔다.
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 출마 연령제한을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일하게 해서 연령제한을 철폐하겠다"며 "국회에서 곧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개혁특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태까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선거권은 만 25세 이상에게만 주어졌다. 이를 같은 선거에서 선거권이 주어지는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의견을 모아 국민의힘의 이런 입장을 정했다"며 이 자리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송 대표와 윤 후보가 동의 의사를 표하자 이 대표는 "여야 합의로 저희가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를 더 확대해나가기로 오늘 합의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송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우리는 일찍부터 주장해왔는데 정말로 한다는 것인가. 진실로 이 말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앞서 이 대표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결국 국민의힘 측에서 반대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대표의 이번 제안이 최종적으로 실행될 지 여부에 대해 의문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또 송 대표는 여야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문제와 관련해 "우리 당은 5명이 탈당계를 내고 2명의 비례대표를 제명조치했는데 국민의힘은 한 명도 탈당계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번 피선거권 연령인하도 청년들 모임에서 립서비스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대 정당을 이끌고 있는 대표들이 공식적으로 총선과 지선에서의 피선거권 연령 제한 하향 조정을 약속하며 최근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청년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두 대표들이 앞다퉈 이 이슈를 언급하는 것을 놓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청년 표심을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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