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키리졸브 연습이 끝난 날인 18일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1발은 800여㎞를 날아갔고, 1발은 발사 직후 공중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새벽 5시 55분께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약 80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오전 6시 17분께 우리 탐지 레이더에 미사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추가로 포착됐다”며 “탐지된 항적은 17㎞ 고도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첫 번째 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날아갔지만, 두 번째 미사일은 발사 직후 17㎞ 상공에서 공중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탄도미사일은 고도 200㎞까지 올라갔다”며 “두 번째 미사일은 아주 짧은 시간에 17㎞ 상공까지 올라가다가 레이더상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800㎞ 날아간 미사일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14년 3월 26일 이후 2년 만이다. 북한이 지난주와 이번주에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핵탄두 소형·규격화 완성 주장에 이어 이들 미사일의 핵탄두 탑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은 김정은 지시로 핵 능력 고도화를 위한 시험발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위협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 진척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비난하고 정보수집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참의원 답변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6자회담 공동성명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단호하게 비난한다”며 “외무성을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일본 방공식별구역 내에 떨어졌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자위대에 정보수집·분석,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약속과 의무를 이행하는 구체적 조치들을 밟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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