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현상 “JYP에 곡 선물? 아직 멀었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기자]
“가사랑 작곡이 말이 안 된다. 지금 작곡가보다 낫다. 내가 곡을 받고 싶다.”
2011년 방송된 SBS ‘K팝스타 시즌1’ 본선 오디션. 고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를 부른 참가자 윤현상을 두고 심사위원 박진영은 이같이 평가했다.
윤현상은 자신의 자작곡으로 가득 채운 데뷔 앨범 ‘피아노포르테’를 발표하며 프로 가수가 됐다. 정말 박진영에게 곡을 줄 가능성이 생긴 것. 하지만 그는 “음악적으로 더 발전해야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준이 될 것 같다”고 겸손히 말했다.
윤현상은 ‘K팝스타’ 때의 참가곡으로 ‘제2의 유재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부담스러운 한편 영광이다”고 말했다. ‘제2의 윤현상’이라는 수식어가 생긴다면 어떨까.
“언젠가 ‘제2의 윤현상’이라는 말이 생긴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은 사랑을 얻었다는 뜻이니까요. 또 그만큼 업적도 대단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음악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자찬할 것 같아요.”
별명처럼 그의 ‘예스러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윤현상은 “어릴 때부터 이문세, 안치환, 김광석 선배님의 아날로그 음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음악적 자양분을 토대로 데뷔 앨범을 만들었다.
“앨범 작업은 프로가 되는 과정이었어요. 선배님들 음악을 참고하기보다 저의 이야기를 써야 했으니까요. 다만 선배님들 곡은 가사가 예쁜 곡들이 많아요. 그 영향 덕분에 가사에 집중했죠. 한글로 가사를 쓰는 게 더 마음에 닿을 것 같기도 했고요. 음악적으로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아서 힘들긴 했지만 많이 사랑해주셔서 좋아요.”
실제 그의 노래들 중 영어가 쓰인 곡은 ‘오늘밤’ 단 한 곡이다. 그마저도 ‘Oh, Baby come to me/Oh, Baby love to me’ 뿐이다. 윤현상은 “앨범 수록곡 외에도 써놓은 곡들이 많다”며 “아껴뒀다가 다음에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K팝스타’에 함께 출연했던 동료들 중 윤현상 보다 앞서 데뷔한 가수도 많다. 이승훈, 박지민, 백아연, 이하이 등은 그의 가요계 선배가 됐다. 윤현상은 “친구들 데뷔 소식을 듣고 기뻤다”면서도 “더 열심히 해서 나도 빨리 데뷔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이런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사람이 있다. 가수 아이유다.
“현 소속사와 계약한 후 아이유와 친해졌어요. 그러다 아이유가 ‘언제쯤이면’을 듣더니 먼저 듀엣을 제안하더라고요. 솔로버전으로 만든 곡인데 듀엣으로 다시 불렀죠. 저는 신인 입장이고 아이유는 이미 많은 걸 이뤄놓은 가수인데, 정말 감사했죠. 음원 성적도 좋아서 두 배로 기뻐요.”
‘언제쯤이면’이 가장 주목받았지만 앨범 수록곡 전체가 격식있는 피아노 선율을 바탕으로 잔잔한 감성을 자극한다. 가을에 꼭 맞는 곡들이다. 윤현상은 “피아노가 나를 가장 잘 대변하는 악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가수 제이미 컬럼처럼 능수능란한 피아노 뮤지션이 되고 싶다”며 다양한 공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혹은 라디오나 토크쇼도 좋아요. 대화를 좋아하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위해 노력할테니까 꼭 다양한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사뭇 진지한 그의 모습이 20세 청년이라기보다 원숙한 가수처럼 느껴졌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바뀐 건 가족들의 시선이었다. 가족은 또한 든든한 지원군이다. 오디션 도전자에서 프로 가수로, 또 한 걸음씩 ‘대중과 소통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전진하는 윤현상.
“가족들이 데뷔 전에는 ‘그래 한번 해봐라’고 말했어요. 이제는 ‘진중히, 조심히, 열심히 하라’고 늘 당부해요. ‘프로’로서 첫 발걸음이니까 걱정이 많이 되나 봐요. 특히 누나는 말이 많아서 자랑도 많이 하고 다녀요. 셀프 홍보 같은 거죠. 하하. ‘윤현상을 노래하는’ 윤현상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