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 어떠한 문제보다 심오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난제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남녀사이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합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놓기도 하죠. ‘남심여심’은 남녀로 구성된 기자들이 좀 더 대중적인 입장에서 남녀의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얘기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 제목 : ‘시간 여행자의 아내’, 러닝타임 : 107분, 관람가 : 12세 관람가.
#줄거리
시간여행의 운명을 지닌 남자 헨리(에릭 바나 분)는 어릴 적 교통사고 때 시간이동을 경험한 후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외로이 홀로 살아가던 헨리의 인생에 평생 자신을 기다리는 여자 클레어(레이첼 맥아담스 분)이 등장한다. 레이첼은 헨리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한다. 그녀가 6살 되던 해 비밀 초원에 나타나 자신을 시간여행자라고 소개한 그를 본 순간, 먼 훗날 친구 될 것이라 예감한 것. 때문에 매일 헨리가 자신을 찾아오길 기다렸고 그가 자신과 사랑에 빠지길 기다렸다. 드디어 20살이 되는 해 헨리가 레이첼 앞에 나타났다. 그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28살 청년으로.
[MBN스타] 최준용 (이하 최) : 할리우드 배우 레이첼 맥아담스는 ‘어바웃타임’과 마찬가지로 ‘시간 여행자의 아내’에서도 시간여행을 하는 남편을 둔 아내로 분했어요. 외롭지 않을까요? 아니면 금방 금방 나타나서 괜찮을까요?
손진아 (이하 손) : ‘어바웃타임’ 때 와는 다르게 레이첼 맥아담스는 상대방이 시간여행을 하는지 알고, 또 그를 기다려요. 물론 금방 금방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분명 외로울 것 같아요.
여수정 (이하 여) : 맞아요. 언제 같이 있다가 사라질지 모르니까 정말 걱정되고 무서울 것 같아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간여행을 하는 애인이 있다면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다이나믹하고요.
최 : 그래도 직접 겪는다면 갈등도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서도 두 사람이 평범한 삶에 대한 아쉬움, 아이 등의 문제들로 갈등을 겪잖아요. 아직 클레어 같은 경험은 없지만, 정말로 사랑한다면 아무생각 없이 기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헨리 같은 능력은 별로 좋지 않은 능력이에요.
손 : 맞아요. 그렇다면 만약 헨리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저라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동하기에 정말 안 좋을 것 같아요.
여 : 저 역시 헨리 같은 능력은 싫어요. 불안해서 어디 살겠어요.
최 : 이번에도 어김없이 레이첼 맥아담스는 최고의 매력을 발산했어요. 정말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않고선 못 견딜 것 같아요. (웃음) 그러나 ‘어바웃타임’과는 다르게 진지한 모습도 꽤 인상 깊었어요.
손 : 인정해요. 정말 너무 러블리해요. 특히 환하게 웃을 때 그 매력은 배가 되지요.
최 :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죽는 걸 알면서 결혼할 수도 있을까요? 결혼은 현실이자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니까 저라면 결혼은 힘들 것 같아요. 대신 그 사람의 마지막까지 열심히 사랑하려 노력할 것 같아요.
여 :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는 것만큼 슬픈 건 없을 것 같은데요. 알게 된다면 정말 그 사람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사랑할 것 같아요. 그러나 저 역시 결혼은 못할 것 같아요. 난 괜찮아도 나의 자녀는 아빠 혹은 엄마의 부재가 생기는 거니까요.
손 : 맞아요. 저도 결혼은 아니더라도 마지막까지 곁에 있으면서 더 사랑하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것 같아요.
사진=스틸
최 : 헨리와 클레어는 아이 문제는 좋게 해결됐지만, 가끔 영화나 드라마 보면 출산하는 과정에서 아이와 산모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남편들은 고민하다 아내를 택하잖아요. 그러나 아내들을 거의 자신이 죽더라도 아이를 택해요. 정말 모성은 대단한 것 같아요. 여 : 제가 산모라면 솔직히 모성은 발휘하지 못할 것 같아요. 부모인 내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할 테니까요. 그리고 어느 한 쪽의 부재는 싫으니까요.
손 : 전 아이를 택할 것 같아요. 남자의 입장에서 산모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최 : 남자라서 솔직히 모성을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나 살고보자는 그런 마음이 더 강할 것 같아요. 남자들도 부성이 있지만, 다음에 낳지 이런 생각을 하고 아내를 살릴 것 같아요.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자는 감성적이니까 다른 것 같아요.
사진=포스터
# 감상평 최 : “사랑엔 희생과 헌신, 인내가 필요하다”…‘러블리’ 레이첼 맥아담스가 알려주는 사랑학.
손 : 시간여행자와 그의 아내의 절절한 사랑, 안타까우면서도 공감된다.
여 : 시간에 구애받는 레이첼 맥아담스와 에릭 바나도 사랑하는데 시간에 구애 안 받는 우린 더 사랑하자.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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