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삼성과 LG가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TV 디스플레이 시장이다. 서로 자신의 기술이 우월하다며 대대적인 광고전을 벌이고 있고 올해 1월에 라스 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 세계시장을 놓고 정면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서로의 장단점을 공략하며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이 싸움은 양사 중 어느 한곳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화하는 순간 끝날 것이다. 마이크로 LED는 OLED와 QLED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최고봉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유기물을 사용해 온도와 습도에 약하고 사용기간에 따라 색 번짐 현상이 생길 수 있는 OLED와는 다르게 무기물을 사용하는 마이크로 LED는 내구성이 좋고 색도 강하고 선명하다. 동시에 자체 발광하므로 백 라이트가 필요없고 유연한 기판에 구현할 경우 구부림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왜 전세계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지 못 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대량전사, 즉 마이크로 LED를 대량으로 모 기판에서 타겟 기판으로 옮기는 기술의 부재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 세계적인 기업들은 PDMS, 자기장, 전기장 등을 이용해 100마이크로 미터 이하의 극소 소자들을 대량으로 정확한 위치에 옮기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나 결실을 맺지 못 했다. 이 문제를 카이스트 교원창업 기업인 ㈜프로닉스 (대표 김기수)가 해결하고 국내 및 미국 특허까지 출원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닉스의 대량전사 기술은 진공모듈을 사용한다. 마이크로 소자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구멍이 뚫린 판에 4개의 구별된 진공호스가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이 진공모듈을 모 기판의 마이크로 소자에 정렬시키고 접촉한 뒤 진공을 형성시켜 흡입력으로 소자를 뜯어낸 후 타겟 기판으로 이동하여 역으로 공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목적한 곳에 정확히 위치시킨다. 이 방식으로 기존에 연구되던 방식들의 단점을 모두 극복하고 대량으로 중단없이 마이크로 소자들을 옮길 수 있게 되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양산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프로닉스는 CES 2020에 초대되어 대량전사 기술과 이를 활용하여 직접 제작한 마이크로 LED 마스크를 선보인다.
광원이 피부에서 4mm 이상 떨어지면 빛은 80% 가량 반사되어 소멸하므로 현재에 시판 중이 LED 마스크들은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프로닉스 마스크는 유연한 기판에 구현되어 피부에 직접 접촉을 할 수가 있다. 또한 기존 마스크 제품들은 미니 LED를 활용한 점 발광인데 반해 프로닉스 마스크는 면 천체가 발광하여 피부에 고루 효과를 주게 된다.
현재 대량전사 기술 이용과 유연한 면발광 마스크 제작을 위해 국내의 유수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CES 2020에서는 실리콘 밸리의 많은 투자가들과의 만남이 예약되어 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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