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8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은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은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경제현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어려워지는 경제사정에서 한은이 너무나 적막하다.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며 '한은사(韓銀寺)' 얘기를 또 꺼냈다. 박 의원은 "절간 같아서 한은사라는 비아냥도 받고 있다"며 설명까지 보탰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한은 국감에서도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한은사라는 말을 꺼낸 바 있다. 한은사는 '절간처럼 조용하고 존재감이 없다'는 뜻으로 한은 내부에서는 가장 듣기 싫어하는 비아냥이다.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은데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은 한은으로서는 굴욕적이다.
박 의원의 이날 한은사 언급은 독도기념주화 발행 용의가 있는지 이 총재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총재는 "독도 문제는 고려할 게 있다"면서 "다시 한 번 검토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판단 '미스'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한은이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본다"며 한은이 정부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 의원은 또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한은은 반성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이에 동의하는지 예, 아니오로 대답을 요청했다.
이 총재는 "네, 아니오로 답하기 곤란스럽다"고 답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