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금수혈을 위한 정관변경을 시도한다. 발행주식 수를 확대하고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릴 계획인데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만큼 일부 주주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전일 이사회를 열고 반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안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발행주식 수를 기존 4억주에서 6억주로 늘리고, CB 발행 한도도 기존 5000억원에서 7000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이유로 5000억원 규모의 CB를 매입하는 방식의 지원을 결정했지만, 이미 아시아나항공이 1000억원의 영구 CB를 발행해 CB 4000억원만 산업은행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될 경우 산업은행은 1000억원의 CB를 추가로 인수하게 된다.
다만 대규모 CB를 인수한 산업은행이 향후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주주들이 정권변경에 찬성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은 최초 연 금리 7.2%에 발행 2년 뒤 2.5%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CB를 인수했다. CB 발행일로부터 2년 후 또는 최대주주가 바뀔 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발행주식 수를 4억주에서 6억주로 늘리는 안건 역시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발행주식 수는 약 2억주로, 만약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새로운 주인이 1조원대 유상증자를 한다면 발행 주식 수는 4억주를 넘게 되고 산업은행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5억주를 넘어 발행주식 수 상향조정이 필요하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으로 유병률 전 아시아나항공 부사장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의 건도 올라 있다. 해당 안건의 경우 독립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안건마다 주주들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대주주인 금호산업(33.5%)에 이어 금호석유화학(11.98%)이 2대 주주로 있다. 이번 안건은 특별 결의사항인 만큼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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