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분기 연속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4분기 연속 사상 최고 영업이익 신기록을 작성했던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영업이익 14조8700억원, 매출액 58조48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9% 줄어들면서 7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은 5분기 만에 60조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반도체는 52.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TV를 중심으로 소비자가전(CE)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반도체와 TV가 전체 영업이익을 견인한 것이다.
반면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은 부진했다.
반도체 사업은 2분기 1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에 '설상가상' 스마트폰 시장 약세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반도체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전체 영업이익 14조8700억원 중 77%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역대 최고 기록(11조5500억원)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낸드는 스마트폰 고용량화 추세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로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평택에서 생산하는 64단 3D V낸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신규 모바일 모델과 서버용 SSD의 수요에 대응했다.
D램은 서버·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메모리 탑재량 상향 추세가 이어졌고, 삼성전자는 고용량 서버용 D램 등의 물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공급을 늘려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반기 전망도 '맑음'이다.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서버 수요가 상반기에 이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스마트폰 신제품까지 가세하면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CE 사업부는 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TV가 효자 노릇을 했다. 신제품 QLED TV 판매 호조와 UHD(초고화질)·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작년 동기보다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하반기 TV 시장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성장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라인업의 QLED 신제품을 선보이며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반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과 디스플레이는 부진했다.
'IM(IT&모바일)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에 그쳤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정체되며 갤럭시 S9의 판매가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는데, 갤럭시 S9 등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감소하고 마케팅 활동은 강화해 비용은 증가했다"고 실적 감소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고 성능을 갖춘 갤럭시 노트 신모델을 조기에, 합리적 가격으로 출시하겠다"며 "중저가 제품에도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가격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은 리지드(Rigid) OLED의 가동률은 나아졌으나 플렉시블 제품 수요가 약해 전분기보다 실적이 줄었다.
LCD(액정표시장치) 부문도 TV 패널 판매 감소와 가격 하락이 이어져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하반기 LCD는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대형·고해상도 프리미엄 TV 패널의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업계 생산량 증가로 인해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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