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가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며 치킨을 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4일 BBQ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9일 매출이 전주 대비 약 1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지던 지난주 주말(10~11일)에는 전체 매출이 직전 한주 대비 무려 15% 가까이 늘기도 했다.
BBQ 관계자는 "심지어 가맹점의 정기 휴일이 가장 많은 월요일(12일) 매출조차 5% 가량 상승했다"며 "국내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시차도 없어 이전 올림픽 기간에 비해 더 많이 팔리는 듯 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브라질 하계 올림픽 기간에는 낮밤이 바뀌는 11시간의 시차 때문에 치킨업계가 별다른 특수를 누리지 못했었다.
높은 매출 성장세에 BBQ는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배달앱 요기요,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와 함께 3자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9~12일 사이 가장 주문량이 많았던 황금 올리브반반치킨과 써프라이드치킨을 4000원 정도 할인해주는 이벤트다.
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HC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며 매출이 늘어났다. 개막식 당일 BHC의 매출은 전주 대비 10%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뿌링클, 맛초킹, 후라이드치킨 순이다.

BBQ 써프라이드 치킨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의 매출도 지난 9~12일 전주 동기 대비 약 5% 상승했다. 교촌치킨에선 '허니콤보'가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액이 가장 낮은 2월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건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교촌치킨의 설명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2월은 설 명절이 끼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일수도 28일로 가장 짧아 대부분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의 연간 매출이 가장 적은 달"이라며 "그러나 올림픽이 열리며 치킨 배달 문의가 많아져 올해 만큼은 다를 것 같다"고 웃었다.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올림픽 특수가 생겨 한숨 돌렸다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에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를 운영하는 이 모씨(53)는 "연초 들어 최저임금이 인상되며 인건비 부담이 확실히 커졌다"며 "그나마 지금은 올림픽 덕분에 매출이 늘어 버티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른 프랜차이즈업체는 인건비가 올랐으니 가격을 소폭 올려 대응하고 있는데 우린 그마저도 못하고 있다"며 "내 주변 치킨업체 3곳도 결국엔 업종을 변경해 다른 매장을 운영 중이다"고 덧붙였다. 치킨은 업체별로 2009~2013년 인상을 끝으로 좀처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8년째, BBQ는 9년째 가격을 동결 중이다. 치킨업계는 지난해 가격 인상을 한 차례 시도했으나, 갑질 문화의 표적이 된데다 정부가 가격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무산된 바 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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