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현대중공업 일반 상선 건조 도크의 절반 가량이 빌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본부의 수주 잔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울산조선소 5도크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5도크는 길이 380m, 너비 65m, 연간 40만 톤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로 주로 유조선을 만들었다.
이날 5도크는 터키 군겐사의 원유운반선을 건조하기 위해 바닷물을 뺀 자리에 다시 바닷물로 채워졌다. 당분간 5도크는 선박 건조가 아닌 선박을 진수한 뒤 마무리 작업을 하는 접안 시설이나 선박 보수작업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도크 가동 중단은 지난해 6월 4도크에 이어 두번째다. 문제는 앞으로도 도크 가동 중단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데 있다. 오는 5월께 연간 130만톤을 건조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 최대 규모의 도크인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되고, 울산조선소 해양 도크도 원통형 해양설비 등도 현재 작업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에는 완전히 비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 11개 도크 중 4개 도크가 올해 안에 멈추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된다. 특수선 건조 도크 2개를 제외하면 올해 초 경고가 나온대로 일반 상선을 건조하는 9개 도크 중 절반이 비게 되는 셈이다.
도크 뿐만 아니라 야드 곳곳에서도 일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패널조립공장은 생산 물량 부족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고, 엔진기계사업본부는 일부 공정에서 일감이 모자라 작업 대신 직무교육을 하고 있다.
도크 가동 중단에 따른 구조조정도 우려된다. 현대중공업은 현 상황이면 올해 안에 6000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경기 침체로 최근까지 정규직 3000여명, 협력업체는 1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직장을 떠났다.
현대중공업 측은 “건조할 예정인 일반 상선은 22척에 불과하고 이달 중에는 새로 건조하는 선박이 없다. 현재 조선 시황을 감안하면 단시일에 수주가 회복되기도 사실상 어려워 일감 부족 상황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LNG 운반선 등 모두 6척을 수주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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