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 금호산업 사내이사에 오르며 본격적인 3세 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금호산업은 28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사장을 사내이사에 신규선임했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과 함께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에 올랐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6년만에 되찾아오는데 성공했다.
박 사장이 금호산업의 사내 이사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회장은 이미 지난 2월 인사에서 기옥 전 그룹 대외협력 담당 사장을 비롯한 측근들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을 담당할 그룹 전략경영실도 아시아나항공에서 금호산업 소속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 등을 비롯한 그룹 현안과 관련해 박 사장 운신의 폭을 넓혀준 것으로 해석된다.
박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박인천 창업주부터 이어저온 ‘형제 경영’의 전통은 막을 내리고 ‘부자 경영’으로 바뀌게 된다.
이날 주총에서 박삼구 회장과 서재환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금호산업은 이날 주총에서 사외이사에 황성호 전 한국산업은행 본부장과 조재영 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당무지원단 부단장을 신규 선임하고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을 재선임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에서는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총에 대리인을 보내 경영상태를 따지고 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로 박삼구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형제의 난’이 지속되면서 금호그룹은 지난해 법원의 판결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금호석유화학 대리인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식의 미봉책을 반복하면 안된다”며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한 구조조정과 비핵심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을 경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안건은 통과됐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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