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X-선보다 활용분야가 다양해 꿈의 전자파로 불리는 '테라헤르츠파'의 생체 부작용을 밝혀냈다.
김필한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빔기반방사선연구센터 부센터장 공동 연구진은 생체 내에서 테라헤르츠파가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테라헤르츠파는 0.1THz~10THz(테라헤르츠.1조헤르츠) 대역의 전자기파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X-선처럼 물체의 내부를 투과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다. 현재 보안검색, 차세대 무선통신, 의료영상기술 등의 분야에 활용되고 있지만 생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생체에 적용할 수 있는 고출력 테라헤르츠 전자파 발생기를 개발했다. 이와 함께 살아있는 생체조직 내부의 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3차원 영상 초고속 레이저 현미경을 개발한 뒤 생쥐의 피부에 30분간 쏘아줬다. 그 결과 6시간 후 피부조직에서 염증세포의 수가 기존보다 6배 이상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김필한 교수는 "인체에 손상을 주지 않고 상피암 등 피부표면에 발생하는 질병을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테라헤르츠파의 생체 부작용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테라헤르츠 전자파를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필한 교수는 "향후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다른 종류의 전자파의 생체 영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및 분석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옵틱스 익스프레스' 지난달 19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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