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형제의 동반 실형 소식에 SK가 큰 충격에 빠졌다. 한마디로 '멘붕' 상태다.
대법원은 27일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6월의 항소심 선고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SK그룹은 최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이제 막 초기 단계에 들어선 동남아와 중남미 사업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호SK는 중장기 사업으로 광물과 에너지가 풍부한 동남아와 중남미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최 회장은 2~3년 전부터 중남미와 호주, 중동 등 현지로 날아가 정부 관계자는 물론 기업 CEO들과 협상에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호주 앵구스 플레이스 광구 방문시 갱도에 들어간 것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회사 CEO들과 만나 설득 작업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터키 도우쉬 그룹과 1억달러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 결실을 맺은 것도 최회장의 현장 경영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SK그룹측은 "해외 경영을 직접 챙긴 만큼 앞으로 글로벌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특히 동남아나 중남미 쪽은 사업이 초기단계여서 최 회장이 그동안 구축한 해외 유력인사와의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미얀마 등 신흥시장에서의 통신사업권 획득 등 앞으로 추진할 사업에 대해서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자원광물이나 통신사업의 경우 동남아나 중남미의 국가적 환경을 감안할 때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오너의 영향력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동남아 국가 순방을 계기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었던 SK C&C,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 신수종 사업을 전담해 온 최재원 수석부회장까지 실형이 확정되면서 국내 관련 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수 없게 됐다.
한편 SK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따로 또 같이' 시스템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각 계열사 업무는 효율적으로 처리하되 인수 합병 등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처리한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이를 위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그룹사 모든 CEO들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SK가 되어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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