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소셜커머스 등장 4주년, 현주소는? ◆
소셜커머스라는 신(新) 유통채널이 등장한 지 약 10년. '모이면 싸다'는 원칙 아래 합리적 소비 소비채널로 발전한 소셜커머스의 모태는 미국에 있다.
2005년 야후(Yahoo)는 장바구니(Pick List) 공유 서비스인 쇼퍼스피어(Shoposhere)를 통해 소셜커머스의 개념을 처음 개념을 소개했다. 이후 미국 그루폰(Groupon)이 이를 구체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면서 산업은 현재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도 높은 성장성에 이목이 집중돼 2010년부터 700여개의 회사가 진출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옥석 가리기는 웬만큼 끝난 상황.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를 중심으로 한 3강 체제가 단단하다.
◆소셜커머스의 합리적 소비채널로 주목…백화점·대형마트 위협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의 성장세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전통적 유통업계를 위협할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조원 규모로 국내 유통시장 264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장은 2012년 2조원에서 1년만에 3조원대로 급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소비자들 사이에 병행수입, 해외 직접구매 등 대형 유통들을 대체하는 저렴한 수단이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대 80~90%까지 할인율을 적용한 소셜커머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모바일 기기를 통한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소셜커머스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높은 순방문자수 성장률을 기록한 10개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소셜커머스 3사가 모두 포함됐다. 위메프는 237.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쿠팡과 티몬은 각각 104.3%와 89.8%씩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앱을 통해 상품을 검색해 구매하는 것은 소셜커머스의 성격에 맞는 쇼핑 형태"라며 "휴식시간이나 이동 중에 짬짬이 쇼핑을 즐기는 '엄지족'을 유인하며 업계 매출의 60~70%가 모바일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소셜커머스 시장은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인터넷쇼핑, 홈쇼핑을 포함한 무점포판매액 대비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형성장을 지속하며 어느덧 전통적 유통 채널의 합리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1위 놓고 '격돌'…자본잠식 상태에서 무리한 마케팅?
시장이 성장할수록 주도권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쿠팡, 티몬, 위메프 3사의 '누가 1등이냐' 싸움이 그칠 줄 모른다. 각자의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주장하면 한쪽에선 정당성이 없다며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식이다.
지난해 쿠팡이 연간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고 전하자 티몬은 자신들은 배송비를 포함하지 않은 순수 거래액이 1조원 넘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들어선 위메프가 PC, 모바일웹, 모바일앱 3개 부문 전체 통합 방문자수가 업계 1위를 기록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1위 프리미엄에 대한 업계 경쟁이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정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케팅업체인 리서치애드가 조사한 결과 소셜커머스 3사의 인터넷 광고비 지출은 2012년 하반기 103억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203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뛰었다.
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 행사나 스타 마케팅에 대해 '할 만큼 여유가 있으니까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메프와 티몬은 2012년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자본금이 모두 사라졌다. 상장사였다면 재무 상태가 취약하다는 근거로 시장 거래가 중지될 수 있다.
3사는 지난해 모두 월 단위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티몬은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그루폰에 매각됐다. 업계의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셜 3사, 올해 키워드는 '고객 만족'
그러나 업계는 올해 재무구조보다는 고객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고객 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신뢰도 향상 및 서비스 개선으로 질적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다짐이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강조한 '고객만족 경영'을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실시간 배송 서비스', '배송지연 보상제' 등 고객서비스에 투자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내부 목표도 특정 매출액 달성이 아닌 '고객 만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스닥 상장에 대해선 "확정된 바가 없어 전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티몬도 'No.1 라이프스타일 커머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품 범주를 체험형 문화상품 같은 자체 기획 아이템으로 확대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위메프는 매출액이 아닌 재구매율을 회사의 발전 지표로 삼아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부서를 확충하고 직원 평가 방식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위메프 관계자는 "올해는 소비자 중심 경영을 목표로 구체화된 실천 방안을 내놓겠다"며 "고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꾸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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