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국내 배달 시장을 장악한 38살 청년 CEO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벤처 창업 3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을 넘보고 있는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배달의 민족'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현재는 이용자 수만 560만 명에 달합니다. 2013년, 벤처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봉진 대표의 성공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에서 단독 취재했습니다.
“어릴 적 제 꿈은 화가였어요.”
어린 시절 꿈을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의외에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어릴 적 그림 그리는 것이 가장 행복했고, 화가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는 김봉진 대표. 이후,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2000년 IT붐이 일 때 한 IT회사의 웹 디자이너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고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광고주 웹 사이트를 디자인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연구하는 것이 그가 담당했던 일이었습니다. 디자인 감각이 타고 났던 그는 곧잘 일을 했고, 27살의 나이엔 어느덧 팀장이라는 직급까지 달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소위 ‘잘 나가는 디자이너’였던 김봉진 대표가 7년간의 회사생활을 접고 처음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2007년 무렵이었습니다.
“가상공간의 디자인이 아닌 실물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수제가구사업에 도전했어요.”
그렇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디자인만 알았지 사업에 대해선 전혀 몰랐기에 6개월 만에 쫄딱 망하고 길거리에 나앉기 직전까지 갔었다고 밝혔습니다.
“정말 막막했죠. 아이한테 떳떳하지 못한 아빠란 생각에 너무 괴로웠어요. 그 때 아내가 옆에서 정말 많은 힘이 되어줬어요.”
절치부심 끝에 그가 다시 뛰어든 사업이 바로 지금의 ‘배달의 민족’ 어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10조 규모의 배달음식 시장이 전혀 온라인화 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착안,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사업의 기회를 발견한 것입니다.
“정보력이 생명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까지 우리가 다 가지고 있어야만 서비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서울 전 지역의 전단지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전단지 인쇄소 업체에 가서 제발 한 장만 빼달라고 사정하기도 했고요. 길을 걸을 때도 늘 땅만 보고 다녔습니다. 혹시라도 떨어진 전단지가 있을까 하고요. 쓰레기통도 뒤져가면서 그렇게 6개월을 보내니 어느 새 5만 개가 넘는 정보들이 구축되어 있더군요. 이것이 이제는 남들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저희 앱의 절대 경쟁력이자 재산이죠.”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고생 끝에 2010년 6월에 ‘배달의 민족’을 런칭하게 되었고 앱스토어에 올린 지 단 이틀 만에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 때 운도 좋았어요. 그날이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하는 날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서 ‘배달’이라는 키워드로 앱을 검색하기 시작한 거죠. 어쨌든 운도 따라줬고.. 그렇게 1등을 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게 꿈인가? 생신가? 했죠.”
하지만 고난은 또 그 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 유료 광고주들을 모집하러 다녔지만, 가는 곳마다 퇴짜를 맞았던 것. 계속되는 문전박대에 지치기도 했지만, 김봉진 대표는 실망하지 않고 될 때까지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 때 개발한 것이 ‘콜멘트 서비스’인데요. 앱 이용자들이 저희 어플을 통해서 주문전화를 걸면 사장님이 전화를 받을 때 ‘배달의 민족을 통한 주문전화입니다.’라는 멘트를 들려주자는 아이디어였어요. 그걸 시행하고 나서야 사장님들은 저희 앱을 통해서 사람들이 주문 전화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유료로 전환하겠다며, 고객들의 주문전화가 더 많이 오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하셨죠.”
이후 회사는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고, 김봉진 대표와 그의 형 둘이서 시작한 사업이 어느덧 7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조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서비스를 고도화시키기 위해 전국의 데이터베이스를 모으는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는 김봉진 대표.
현재는 우리나라 스타트업계에서 가장 투자받고 싶어 하는 회사 중 하나인 ‘본엔젤스 벤처파트너스’를 비롯해서 미국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IMM 등 실리콘 밸리로부터 투자를 받은 상태라고 합니다.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절대 성공이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저희는 이제 막 성공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막 다졌을 뿐이고요. 승부는 이제부터입니다. 전국의 소상공인들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똘똘 뭉친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의 경영 이야기는 3월 16일 ‘정완진의 The CEO’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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